- 태양계 최대 행성 목성의 중력, 소행성·혜성 움직임에 지속적인 영향
- 지구에 즉각적인 재앙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천체 궤도와 충돌 환경 변화 가능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목성은 흔히 소행성과 혜성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주는 ‘태양계의 방패’로 불리지만, 실제 역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과학 콘텐츠를 소개하는 ‘Amazing Physics’는 2일 X 계정을 통해 목성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가정 아래 지구와 태양계에 나타날 수 있는 변화를 소개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자 다른 행성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큰 질량을 가진 거대 행성이다. 이 때문에 목성의 중력은 주변의 소행성과 혜성은 물론 태양계를 움직이는 여러 천체의 궤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사례가 목성 궤도 주변에 모여 있는 ‘트로이군 소행성’이다. 이들 소행성은 태양과 목성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점 L4와 L5 주변에서 태양을 공전한다. 목성의 강한 중력이 태양계 소천체의 움직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목성이 갑자기 사라지면 지구도 곧바로 위험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구가 즉시 궤도를 이탈하거나 파괴되는 상황은 예상되지 않는다.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의 공전을 지배하는 가장 큰 힘은 태양의 중력이기 때문이다. 태양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약 99.8%를 차지한다.
하지만 긴 시간에 걸쳐 보면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목성과 중력적으로 상호작용하던 소행성과 혜성들의 궤도가 달라지고, 일부 천체의 이동 경로가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내태양계로 들어오는 천체의 수와 이동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목성이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목성의 강한 중력은 일부 혜성이나 소행성을 붙잡거나 태양계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 특히 멀리 떨어진 오르트구름에서 들어오는 장주기 혜성의 경우 목성과 같은 거대 행성이 이들을 태양계 밖으로 내보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대로 목성의 중력이 일부 천체를 지구가 있는 내태양계 쪽으로 보내기도 한다. 소행성이나 단주기 혜성이 목성 근처를 지나면서 중력의 영향을 받으면 기존 궤도가 바뀌어 태양에 가까운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천문학자 존티 호너와 배리 존스 등이 진행한 수치 시뮬레이션에서도 목성의 존재가 모든 종류의 천체에 대해 지구 충돌 위험을 일관되게 낮추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어떤 천체를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목성은 지구를 보호하기도 하고, 반대로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목성이 사라지면 소행성과 혜성이 곧바로 지구로 몰려온다거나, 반대로 지구가 지금보다 안전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천체의 종류와 위치, 궤도에 따라 목성이 미치는 영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목성이 갑자기 사라지는 상황은 실제 천문현상으로 예상되는 일이 아니라 태양계의 중력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가정이다. 다만 이러한 가정을 통해 태양계가 각각의 행성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의 중력이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거대한 역학적 체계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목성이 사라졌을 때 주목해야 할 것은 지구에 닥치는 즉각적인 재앙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될 태양계 천체들의 궤도 변화이다. 지구에서 수억㎞ 떨어진 거대 행성 하나가 소행성과 혜성의 이동 경로를 바꾸며 태양계 전체의 질서에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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