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 17개 유전 개발 추진·미국 측 55% 지분 구조 거론, 1000억 달러 규모 민간투자 전망 속 세부 계약·경제 효과는 지켜봐야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석유 매장량 개발을 둘러싼 새로운 협정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석유 거래”라고 표현하며 미국이 650억 배럴 이상의 확인 석유 매장량에 대한 지배적 권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29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협상했으며,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베네수엘라 확인 매장량 가운데 650억 배럴 이상에 대해 미국 측이 과반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거래가 미국 납세자의 부담 없이 이뤄지며 미국의 석유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장기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효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망으로, 실제 생산량 증가와 유가·휘발유 가격에 미칠 영향은 향후 개발 속도와 투자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AP통신과 CBS뉴스 등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미국 정부와 민간 사업자가 참여하는 합작 구조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17개 유전을 개발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미국 측 관계자는 합작 사업에 100년간 유전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고, 미국 정부가 지분과 원유를 원가에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합쳐 실질적으로 55%의 몫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650억 배럴’은 미국이 당장 소유하거나 생산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직 땅속에 있는 확인 매장량을 기준으로 한 수치로, 실제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유전 개발과 시설 복구,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확인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생산량은 잠재력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현재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25만 배럴 수준으로, 장기간 이어진 투자 부족과 시설 노후화, 경영 문제와 제재 등이 생산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번 협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미국 기업의 베네수엘라 에너지 산업 참여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미국 기업들이 장기간 유전에 접근하고 생산된 원유를 미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놓고 양국이 수주간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대상 유전은 오리노코 벨트와 마라카이보호 지역 등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협정으로 베네수엘라에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민간투자가 이뤄지고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역시 17개 전략 유전 개발을 통해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장기적으로 2090억 달러 규모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참여하는지, 개별 유전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미국 정부가 매장량에 대한 ‘과반 통제권’을 법적으로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 등이 공개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헌법과 석유 관련 법률에 부합하는지를 둘러싼 법적 논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은 장기간의 투자 부족으로 생산·수송 시설 상당 부분이 노후화돼 있어 새로운 유전 개발과 생산 확대가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정은 에너지 거래를 넘어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의 변화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국은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개입과 미국 기업의 참여를 크게 확대해 왔으며, 이번 합의가 실행되면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 가운데 하나인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산업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미국의 석유 공급을 크게 늘리고 베네수엘라의 번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협정의 구체적인 계약 구조와 투자 주체, 실제 생산 확대 시점 등이 아직 모두 공개되지 않은 만큼 ‘세계 최대 석유 거래’라는 평가는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향후 핵심은 발표된 650억 배럴 규모의 매장량이 실제 투자와 생산으로 얼마나 연결될 수 있느냐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 베네수엘라와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새로운 협력이 국제 원유시장과 에너지 안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BEST 뉴스
-
후티, 예멘 홍해 연안 급속 장악…바브엘만데브까지 영향력 확대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의 주요 거점을 잇따라 장악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해상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멘이 새로운 전선으로... -
EU, 캐나다에 첫 ‘준회원국’ 제안…트럼프 “적대행위라면 유럽에 고율 관세”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 이미지] 유럽연합(EU)이 캐나다를 사상 첫 ‘준회원국(associate member)’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캐나다와 EU가 무역·에너지·방위·첨단기... -
500년 넘게 살아온 거대 산호…아메리칸사모아 바닷속에 펼쳐진 ‘미지의 세계’
▲ 아메리칸사모아 국립해양보호구역(National Marine Sanctuary of American Samoa) 소개 포스터 [사진=NOAA's Ocean Service x]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자라온 거대한 산호가 있다. 그 아래 수천m 깊이의 바다에는 햇빛 한 줄기 닿지 않는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살아... -
[이슈 돋보기] 명문대는 ‘명문 인격’을 보장하는가…코넬대 성폭행 의혹이 던진 교육의 질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세계적인 명문대에 입학했다는 사실이 그 사람의 인격까지 증명할 수 있을까.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불거진 집단 성폭행 의혹이 미국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던... -
사라졌던 ‘보데가 고양이’ 자발, 닷새 만에 다시 주인 품으로
▲ 뉴욕경찰(NYPD)이 지역주민과 함께 자발(Jabal)을 찾아 주인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NYPD X] 뉴욕 브루클린의 한 동네 상점에서 사라졌던 고양이 ‘자발(Jabal)’이 닷새 만에 무사히 주인에게 돌아왔다. 고양이를 찾는 과정에는 경찰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함께했다. ... -
같은 엘니뇨인데 어디는 홍수, 어디는 가뭄…UNEP가 짚은 ‘기후의 연결고리’
▲ 유엔환경계획(UNEP)이 26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엘니뇨가 지역에 따라 홍수와 가뭄 등 서로 다른 영향을 가져오는 원리를 소개했다. WMO는 현재 엘니뇨가 더욱 강해져 2027년 초까지 세계 각지의 강수량과 기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UN Environment Programme X]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