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햇빛부터 물 위의 반사까지, 1894년 유화로 포착한 자연의 순간
사진을 찍은 듯 생생한 숲의 풍경. 하지만 카메라로 포착한 장면이 아니다. 덴마크 풍경화가 페데르 묀스테드(Peder Mørk Mønsted, 1859~1941)가 1894년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린 ‘강가의 숲길(Wooded path by a river)’이다.
예술과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제임스 루카스(James Lucas)는 21일 자신의 X 계정에 이 작품을 올리며 “이것은 사진이 아니다”고 소개했다. 빽빽한 나뭇잎과 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물 위에 비친 풍경까지 모두 화가의 붓끝에서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크리스티(Christie’s)의 작품 기록에 따르면 ‘강가의 숲길’은 묀스테드가 1894년 제작한 캔버스 유화로, 크기는 114.8×82.1㎝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작가의 서명과 함께 ‘Oerholm.1894’라는 표기가 남아 있다.
묀스테드는 자연을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덴마크 풍경화가로 알려져 있다. 코펜하겐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했으며, 1882~1883년 겨울에는 파리에서 프랑스 화가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William-Adolphe Bouguereau)에게 배웠다. 이후 이탈리아와 스위스, 북아프리카, 그리스 등을 여행하며 다양한 지역의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섬세한 표현력은 ‘강가의 숲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화면을 가득 메운 나무와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흩어지고, 빛이 닿은 곳과 그늘진 곳이 겹치면서 숲의 깊이를 만들어낸다. 물 위에 비친 나무와 빛의 움직임도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숲을 통과하는 빛이다. 나무 사이로 들어온 햇빛은 일정하게 떨어지지 않고 수많은 빛과 그림자로 나뉜다. 밝게 빛나는 잎 바로 옆에 짙은 그늘이 자리하고, 물 위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빛으로 나타난다.
루카스 역시 게시물에서 이러한 빛의 표현에 주목했다. 숲을 그릴 때 빛과 그림자의 미세한 차이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풍경 전체가 단조로운 초록빛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묀스테드는 각각의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루카스의 작품 감상에 해당하며, 작품의 객관적인 제작 기록과는 구분된다.
크리스티도 묀스테드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며 빛과 색을 다루는 능력과 세부적인 묘사, 정확성을 그의 주요 특징으로 꼽고 있다.
‘강가의 숲길’은 2023년 12월 14일 크리스티의 ‘British and European Art’ 경매에 출품된 기록도 남아 있다.
1894년 완성된 한 점의 풍경화가 130여 년이 지난 지금 사진을 연상시킬 만큼 생생하게 다가오는 데에는 자연을 바라본 화가의 세밀한 관찰이 자리한다. 나뭇잎 하나하나의 밝기와 숲에 드리운 그림자, 물 위에서 흔들리는 반사광까지 포착한 묀스테드의 표현은 당시 숲의 한순간을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
BEST 뉴스
-
제36차 성지순례,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및 한국 천주교 절두산 순교성지를 찾아서
▲ 양화진 역사공원의 모습. photo by AI 서울의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왕조의 역사와 근대화의 흔적, 독립운동의 기억, 종교적 신념과 희생의 역사가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만나기도 한다. 오는 9월 13일 일요일 오후 2시, 합정역 8... -
[연재를 시작하며] 바다를 지키던 눈으로, 국토의 물길과 옛길을 걷다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를 지켜야만 조국이 있다.” 해군가에 흐르는 이 한 구절을 가슴에 품고 36년 동안 바다에서 대한민국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무거운 제복과 군모 대신 가벼운 옷을 입고, 거친 군함 대신 대중교통과 두 발에 의지해 제가 목숨 바쳐 지켜온 조국의 땅과 물길을 ... -
치과의사가 만든 AI 콘텐츠 100만 뷰…치아모아 미디어랩, 콘텐츠 사업 확대
▲ 치아모아 미디어랩이 제작한 실사형 AI 콘텐츠 ‘불량치과(歯科上等)’. 의료인 공감형 콘텐츠와 패러디, 자체 캐릭터 기반 영상 등 다양한 포맷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콘텐츠는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치아모아 미디어랩] 치과의사가 직접 ... -
시립금천청소년센터, 여름방학 문화예술탐험으로 청소년 창의성과 감수성 키워
▲시립금천청소년센터는 서울특별시 여름방학 청소년 동행캠프의 일환으로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2주간 ‘문화예술탐험대: 아트(Art Traveler)’를 운영했다. [사진=시립금천청소년센터] 청소년들이 미술관과 자연, 디지털 기술, 창작활동을 직접 경험하며 문화예술에 대한 ... -
모두투어, 중국 샤먼 테마여행 기획전 출시…도시·문화·미식·휴양 한 번에
▲ 중국 남동부의 해안도시 샤먼(하문) [사진=모두투어] 중국 여행의 관심 지역이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관광에서 도시의 역사와 건축, 문화유산, 미식과 휴양을 함께 경험하는 형태로 확대되는 가운데 모두투어가 중국 남동부의 해안도시 샤먼(하문)을 새로운 테마 ... -
히말라야를 물들인 푸른 꽃…신비로운 색감의 ‘블루포피’
▲ 푸른빛의 꽃잎에 노란 수술이 어우러진 블루포피(Blue poppy) 모습. [사진=Nature Pathway X] 깊고 선명한 푸른빛의 꽃잎에 노란 수술이 어우러진 블루포피(Blue poppy)가 눈길을 끈다. 흔히 히말라야의 고산지대에서 만날 수 있는 꽃으로 알려진 이 식물은 독특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