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네바(United Nations Geneva)가 코피 아난(Kofi Annan) 전 유엔 사무총장을 추모하며 국제사회가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그의 메시지를 다시 조명했다.
유엔 제네바는 19일 공식 엑스(X) 계정을 통해 아난 전 사무총장의 생전 발언과 사진을 게시하고 그의 유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게시물에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공동의 운명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직면할 때에만 이를 극복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유엔이 존재하는 이유”라는 취지의 아난 전 총장 발언이 담겼다.
다만 아난 전 총장은 2018년 8월 18일 스위스 베른에서 별세했다. 따라서 2026년 8월 18일이 정확히 서거 8주기이며, 유엔 제네바의 19일 게시물은 8주기를 기념하는 시점에서 하루 뒤 공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난 전 총장은 별세 당시 80세였다.
가나 출신인 아난 전 총장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두 차례 연속 유엔 사무총장을 지냈다. 유엔 직원 출신으로 사무총장에 오른 첫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유엔 체계에 합류한 뒤 예산·재정과 평화유지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이후 유엔의 최고위직에 올랐다.
아난 전 총장의 재임 기간에는 냉전 이후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유엔의 평화유지와 분쟁 예방, 인권, 국제협력의 역할을 확대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특히 평화와 인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에 대한 대응을 강조했으며, 유엔과 함께 200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사무총장 퇴임 이후에도 국제 분쟁 해결과 평화 구축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2012년에는 유엔과 아랍연맹의 시리아 공동특사로 임명돼 시리아 내전의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기도 했다. 아난 전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대화와 중재를 통한 갈등 해결을 강조한 대표적인 외교관으로 평가받았다.
아난 전 총장의 유산은 단순히 한 명의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기억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남긴 ‘공동의 운명’이라는 메시지는 전쟁과 분쟁, 기후변화, 빈곤, 난민, 감염병 등 한 국가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국제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자주의와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난 전 총장이 세상을 떠났을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은 그를 “선한 일을 위한 길잡이”로 평가하면서, 아난이 사람들에게 대화와 문제 해결의 공간을 제공했다고 추모했다. 유엔 역시 그의 리더십이 국제기구의 중심적 역할과 인권, 법치에 기반한 국제적 문제 해결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아난 전 총장이 남긴 “함께 마주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국제적 갈등이 계속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화두로 남아 있다. 유엔 제네바의 이번 추모 게시물은 국가 간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다자주의의 가치를 다시 환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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