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첨단모빌리티 서비스가 플랫폼택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규모와 교통 여건에 따라 수요응답형교통(DRT), 공유자전거,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PM) 등의 활용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첨단모빌리티의 운영현황과 이용 실태, 국민 만족도 등을 조사한 ‘2025년 첨단모빌리티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모빌리티혁신법’에 따라 첨단모빌리티 정책 수립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실시한 첫 정규조사다.
조사 대상은 특별·광역시 8곳과 전국 시·군 153곳 등 모두 161개 지방정부이며, 수요응답형교통(DRT),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 공유자전거, 플랫폼택시, 차량공유 서비스, 통합교통서비스(MaaS), 자율주행 등 8개 첨단모빌리티 수단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2024년 말 기준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서비스는 플랫폼택시였다. 플랫폼택시는 별도의 차량이나 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하지 않고도 기존 택시와 민간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조사 대상 161개 지역 모두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형 수요응답형교통도 전국적으로 높은 보급률을 보였다. 기존 택시 자원을 활용해 교통취약지역의 이동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택시형 DRT는 울릉군을 제외한 160개 지방정부에서 운영돼 99.4%의 도입률을 기록했다.
반면 버스형 DRT의 도입률은 42.9%로 나타났으며, 공유자전거는 51.0%,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는 73.3%의 도입률을 보였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75.8%, 통합교통서비스는 23.0%, 자율주행은 20.5%의 도입률을 기록했다.
첨단모빌리티 서비스의 이용 양상은 지역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DRT는 인구 30만 명 미만의 중소규모 도시와 군 지역에서 이용이 활발한 반면, 공유자전거와 공유 PM, 플랫폼택시, 차량공유 서비스는 특별·광역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용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DRT가 기존 대중교통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 이동 수요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공유자전거와 공유 PM, 차량공유 서비스 등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이용 수요가 확보된 도시 지역에서 더욱 활성화되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새로운 교통기술의 대표 사례인 자율주행 서비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전국에는 42개의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가 지정됐으며, 이 가운데 27개 지구에서 실제 자율주행 서비스가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율주행 서비스는 도심과 관광지, 공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운행 형태는 노선형 여객운송이 53.7%로 가장 많았다. 수요응답형 운송은 35.2%를 차지했다. 전체 서비스 가운데 68.5%는 무상운송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자율주행 기술의 실증과 서비스 모델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교통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하는 통합교통서비스(MaaS)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의 ‘똑타’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민간 플랫폼과 연계해 DRT와 공유자전거, 공유 PM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검색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첨단모빌리티 서비스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2025년 전국 1만1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첨단모빌리티 서비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70점 이상을 기록했다.
서비스별 만족도에서는 플랫폼택시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DRT, 차량공유 서비스, 공유자전거, 공유 PM 순으로 나타났다. 인지도 역시 플랫폼택시와 공유 PM이 가장 높았고 공유자전거, 차량공유 서비스, DRT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DRT는 아직 이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들의 향후 이용 의사가 다른 서비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서비스로 평가됐다. 현재 DRT가 주로 교통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보급되면서 대도시와 중대규모 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향후 서비스가 확대되면 이용 기반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모빌리티를 뒷받침하는 기반시설도 전국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실시간 버스 도착정보 등을 제공하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는 조사 대상 정류장의 31.5%에 설치됐다. 전기차 충전기는 전국에 39만7,519대가 설치됐으며, 이 가운데 10.6%가 급속충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 20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첨단모빌리티 관련 기술 역시 인공지능과 데이터 활용을 중심으로 고도화되는 추세다. 수요예측과 차량 재배치, 배차 최적화, 안전관리 등에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물류 등 신산업 분야에서는 제도 정비와 실증사업도 병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조사에서 단순한 서비스 현황 파악을 넘어 대중교통과 첨단모빌리티의 연계 수준과 DRT 도입이 필요한 지역을 분석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특히 전국을 500m 단위 격자로 구분하고 대중교통 접근성, 가용성, 이동성, 경제성, 인구 등을 기준으로 DRT 도입 필요지역을 분석했다. 정류장까지 500m 이내 접근이 어려운지, 하루 3회 이상 대중교통이 운행되는지, 생활거점까지 1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한지, 대중교통 요금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하나 이상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역을 DRT 도입 필요지역으로 분류하고, 해당 격자 내 인구가 250명 이상이면 버스형 DRT, 50명 이상 250명 미만이면 택시형 DRT를 도입하는 방법론이 제시됐다.
일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실제 운영지역과 비교한 결과에서는 분석을 통해 도출된 DRT 필요지역과 현재 운영지역의 분포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당 분석방법이 향후 지방정부가 DRT 도입 지역을 선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첫 정규조사를 계기로 첨단모빌리티 정책을 지역별 특성에 맞춰 보다 정교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DRT와 자율주행, UAM 등 새로운 교통서비스의 확산을 위해 현황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민간기업과의 데이터 공유도 강화할 계획이다.
박준형 국토교통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이번 조사는 첨단모빌리티 수단과 서비스의 현황뿐 아니라 국민의 만족도와 수요까지 체계적으로 파악한 첫 정규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DRT와 자율주행, UAM 등 첨단모빌리티 정책 수립과 기업의 서비스 활성화 및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매년 정확하고 내실 있는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이 일률적인 교통수단 중심에서 지역의 인구와 교통수요, 이동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조합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지역 맞춤형 모빌리티 정책을 설계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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