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을 여행처럼-애간장이 끓어질 듯한 ‘단심가’에서 독립운동과 순교의 역사까지, 양화진 역사공원 인문여행
- 정몽주 동상에서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묘원·절두산 순교성지까지, 서울의 역사와 사람을 걷다
서울의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왕조의 역사와 근대화의 흔적, 독립운동의 기억, 종교적 신념과 희생의 역사가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만나기도 한다.
오는 9월 13일 일요일 오후 2시, 합정역 8번 출구에서 출발하는 ‘양화진 역사공원 산책’은 서울 마포 일대에 켜켜이 쌓인 역사의 흔적을 직접 걸으며 만나는 인문·역사 여행으로 마련된다.
이번 여행의 첫 장면은 정몽주다. 고려 말 충신 정몽주의 동상을 찾아 그의 삶과 함께 널리 알려진 ‘단심가’를 떠올린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나라와 임금에 대한 변하지 않는 마음을 노래한 단심가는 고려 말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한 인물의 굳은 의지를 상징한다. 정몽주의 죽음은 조선 건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전환점과 맞물려 있으며, 그의 시조에는 한 시대를 지키려 했던 인간의 신념과 고뇌가 담겨 있다.
그 길은 다시 근대사의 현장으로 이어진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묘원에서는 한국의 근대화와 교육, 의료, 선교, 독립운동의 역사 속에서 한국을 선택했던 외국인들의 삶을 만난다.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며 일제의 침략에 맞섰던 어니스트 베델(Ernest Thomas Bethell), 한국의 독립과 교육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렸던 헐버트(Homer B. Hulbert) 박사, 근대교육의 중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인 배재학당을 세운 헨리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등 한국 근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이곳을 걷는 것은 단순히 묘역을 둘러보는 일이 아니다. 낯선 땅에 와서 한국의 역사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이들의 흔적을 따라가는 시간이다.
특히 푸른 눈의 외국인이 한국의 독립을 위해 목소리를 냈던 역사와 근대교육의 씨앗을 뿌린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교육과 언론, 사회의 발전이 결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음을 생각하게 한다.
양화진에서 만나는 역사는 종교의 역사이기도 하다.
여행길은 한국천주교 순교자박물관과 절두산 순교성지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절두산이라는 이름 자체에도 당시의 비극적인 역사가 남아 있다.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신앙을 이유로 처형됐던 이곳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순교성지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김대건 신부의 동상 앞에서는 한국 최초의 사제였던 그의 삶을 돌아보며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김대건 신부는 조선의 시대적 한계 속에서 새로운 신앙과 사상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인물이다. 그의 짧은 생애는 종교를 넘어 새로운 세계와 사상을 받아들이던 19세기 조선의 격변을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역사적 장소만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조각공원과 주변 공간을 천천히 걸으며 도시와 예술이 만나는 풍경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결국 이번 양화진 산책은 한 시대의 역사만을 이야기하는 여행이 아니다.
정몽주의 ‘단심가’가 보여주는 고려 말의 충절에서 시작해, 외국인 선교사와 교육자들이 남긴 근대화의 흔적, 베델이 보여준 언론을 통한 항일운동, 헐버트의 독립운동, 천주교 순교자들의 신앙과 김대건 신부의 삶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사람들이 하나의 서울 공간에서 연결된다.
그리고 그 역사를 이어주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역사는 거대한 기념비나 연대기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걸었던 길과 머물렀던 공간,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선택했던 삶 속에 남아 있다.
이번 역사여행을 이끄는 윤재훈 여행안내 도반은 세계 오지 도보여행가이자 신춘문예 당선 시인, 해양문학상 수상자이며 문학박사와 연극배우, 자전거 라이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서울시 산하 단체에서 서울 역사여행을 진행하며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소개해왔다.
이번 여행은 ‘푸른 사상 학교 인문·역사여행’과 ‘여행제작소’가 함께 마련한다.
참가자들은 편안한 복장과 걷기 좋은 신발, 물 등을 준비하면 된다. 함께 나누고 싶은 간식이나 따뜻한 차, 책이 있다면 가져와 서로 나눌 수도 있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일정은 현장 상황에 따라 일부 변경될 수 있다.
이번 양화진 역사여행은 관광지를 빠르게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의 시간을 천천히 걷는 여행이다.
한 편의 시조에서 시작해 독립운동과 근대교육, 종교적 신념과 희생의 현장을 지나며 참가자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서울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과 기억 위에 세워져 있는지를 발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화진 역사공원 인문·역사여행
일시: 2026년 9월 13일(일요일) 오후 2시
집결: 합정역 8번 출구(2·6호선)
정원: 15명
참가비: 1만원
입금: 카카오뱅크 3333-11-9857123 윤재훈
문의: 010-2002-4278
- 편한 복장과 신발, 물, 함께 나눌 간식이나 따뜻한 차, 책 등
- 필요한 경우 여행자보험 개별 가입 권장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음
-현장 사정에 따라 일부 변경될 수 있음
푸른 사상 학교 인문·역사여행, 여행제작소
후원: EE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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