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한 문장 “공부할수록 자신의 무지가 얼마나 큰지 깨닫는다”
- 많이 아는 것보다 모름을 아는 것, 배움이 우리에게 남기는 오래된 질문
사람은 얼마나 알아야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배움은 흔히 모르는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공부하며 경험을 쌓을수록 모르는 것은 줄어들고 아는 것은 늘어날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오히려 반대의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하나를 알게 되면서 그 뒤에 숨어 있던 열 개의 질문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역사와 인물을 소개하는 X 계정 ‘Historic Vids’가 24일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로 널리 알려진 한 문장을 소개했다.
“사람은 공부하면 할수록 더 단순해진다. 공부할수록 자신의 무지가 얼마나 큰지 깨닫기 때문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지식과 인간의 태도에 관한 오래된 질문이 담겨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84년에 태어나 322년에 세상을 떠난 고대 그리스 철학자다.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서 공부했고 훗날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교육을 맡았으며, 아테네에 리케이온을 세워 자신의 학문을 이어갔다.
그가 탐구한 세계는 넓었다. 논리학과 윤리학, 정치학과 형이상학은 물론 생물과 자연현상까지 관찰하고 분류했다. 무엇을 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관찰하고 질문하고 근거를 살펴야 한다는 그의 학문적 태도는 이후 서양 지성사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쳤다.
다만 Historic Vids가 소개한 문장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제로 남긴 말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재 전해지는 그의 저작 가운데 이 문장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출처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라기보다 그의 이름으로 널리 전해지는 문장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럼에도 이 문장이 사람들에게 계속 읽히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역설 때문일 것이다.
모를 때는 세상이 단순해 보인다.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고, 옳고 그름도 분명하게 나눌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하나의 문제를 오래 들여다볼수록 처음의 확신은 흔들린다. 보이지 않던 조건이 나타나고 예외가 발견되며, 하나라고 생각했던 답 뒤에 또 다른 질문들이 이어진다.
아는 것이 많아졌는데 오히려 쉽게 단정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장 속 ‘단순해진다’는 말도 다른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생각이 단순해진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지식을 과시해야 할 필요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나는 안다”보다 “아직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 모른다는 고백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다음 질문을 시작할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배움은 그렇게 인간에게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는 새롭게 알게 된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그 세계 너머에 여전히 남아 있는 미지의 영역이다.
지식의 경계가 넓어질수록 그 경계 밖에 펼쳐진 세계 역시 더 크게 보인다.
그래서 진정한 배움은 확신을 쌓아 올리는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의 한계를 발견하고, 다른 가능성을 받아들이며,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 앞에 머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일 수 있다.
2천 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과 함께 전해지는 이 문장이 오늘에도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이 배운다는 것은 모든 답을 갖게 되는 일이 아니라, 아직 묻지 못한 질문이 얼마나 많은지를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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