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경험 바탕으로 53편의 수필 집필, 구치소의 일상과 인간관계 기록
- 500여 권의 독서와 손글씨로 채운 시간, 자유·가족·권력과 삶의 의미 돌아봐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조정수석을 지낸 안종범 전 수석이 수감생활에서 경험한 일상과 인간관계,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수필집 ‘아날로그 감방생활’을 출간했다.
출판사 렛츠북은 2일 안 전 수석이 구치소에서 보낸 시간과 그 과정에서 기록한 생각을 엮은 신간을 펴냈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은 성균관대학교 교수와 제19대 국회의원을 거쳐 청와대 경제수석 및 정책조정수석을 지냈다. 이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으며, 관련 형사재판을 거쳤다.
출판사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2016년 11월 3일부터 2021년 9월 28일까지 이어진 1791일의 기간 중 1460일을 서울남부구치소와 서울구치소에서 보냈다.
‘아날로그 감방생활’은 이 기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치소의 일상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가족과 과거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이다.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는 공간에서 다시 발견한 일상
저자는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수용환경에서 500여 권의 책을 읽고 수첩과 종이에 직접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한다.
책에는 좁은 운동장을 홀로 걷던 순간과 작은 배식구를 통해 들어오는 바람, 정해진 시간에만 들을 수 있는 방송, 창문 너머로 바라본 하늘 등 구치소의 일상이 묘사돼 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선택의 자유가 제한된 공간에서 어떻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풀어낸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거나 원하는 사람을 만나고, 자유롭게 거리를 걷는 일처럼 일상적인 행위들이 수용생활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일이 됐다는 것이다.
4부 53편의 글…사람과 기억, 권력에 대한 성찰
책은 총 4부, 53편의 수필로 구성됐다.
1부 ‘멈춰 선 세계’에서는 구치소의 공간과 일상을 통해 시간과 감각을 새롭게 인식하는 과정을 다룬다. 2부 ‘멈춰 선 세계의 사람들’에서는 수용생활 중 만난 다양한 인물을 통해 인간관계와 인간의 모습을 관찰한다.
3부 ‘기억이라는 집’에서는 가족과 어린 시절, 잊고 지냈던 사람과 사물에 얽힌 기억을 되짚는다.
마지막 4부 ‘안에서 본 세상 이야기’에서는 학자와 교수, 정치인과 공직자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와 조직, 권력과 인간의 관계를 돌아본다.
출판사는 이번 책이 정치적 사건에 대한 해명이나 주장을 중심에 두기보다 수감생활에서 경험한 감각과 일상의 변화를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저자 역시 서문에서 정치적 발언이나 사건의 해명보다 멈춰 선 시간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삶의 모습을 전하고자 했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다만 개인의 수감 경험에 대한 성찰과 공직자로서의 법적·사회적 책임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책이 다루는 자유와 인간관계의 의미 역시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관점에서 제시된 것이다.
공직 경험에서 수감 기록까지…삶을 돌아보는 수필집
안 전 수석은 1959년 대구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과 서울시립대학교·성균관대학교 교수, 한국재정학회 회장, 제19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조정수석을 역임했다. 현재는 정책평가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신간은 공직과 정치활동을 거쳐 수감생활을 경험한 저자가 제한된 공간에서 마주한 일상과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한 수필집이다.
출판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독자들이 자유와 시간, 가족과 인간관계의 의미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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