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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선에 뿌리내린 맹그로브…100년 세월이 만든 ‘바다 위 작은 섬’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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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마그네틱 아일랜드 앞 ‘SS 시티 오브 애들레이드’, 녹슨 선체가 식물 자라는 공간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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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퀸즐랜드주 마그네틱 아일랜드(Magnetic Island) 앞바다에 남아 있는 ‘SS 시티 오브 애들레이드(SS City of Adelaide)’의 모습. [사진=Nature is Amazing X]

 

한 세기가 넘도록 바다에 남아 있는 난파선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녹슨 철제 선체 사이로 맹그로브가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면서, 멀리서 보면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처럼 보인다.


자연과 야생동물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는 ‘Nature is Amazing’은 25일 X 계정을 통해 호주 퀸즐랜드주 마그네틱 아일랜드(Magnetic Island) 앞바다에 남아 있는 ‘SS 시티 오브 애들레이드(SS City of Adelaide)’의 모습을 소개했다. 게시물은 “자연이 이 난파선을 살아있는 섬으로 바꿨다”며 오랜 시간 선체에 맹그로브를 비롯한 식물이 자라면서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난파선은 마그네틱 아일랜드 남쪽 코클베이(Cockle Bay)의 얕은 바다에 자리하고 있다. 해안에서 약 300m 떨어져 있으며, 퀸즐랜드 관광 당국은 썰물 때 접근할 수 있는 마그네틱 아일랜드의 독특한 명소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SS 시티 오브 애들레이드의 역사는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64년 건조된 철제 여객 증기선으로 승객과 화물을 운송했으며, 이후 범선으로 개조됐다. 1902년부터는 석탄 저장선으로 사용됐고, 1912년 화재가 발생하면서 선박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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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퀸즐랜드주 마그네틱 아일랜드(Magnetic Island) 앞바다에 남아 있는 ‘SS 시티 오브 애들레이드(SS City of Adelaide)’의 모습. [사진=Nature is Amazing X]

 

화재 이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마그네틱 아일랜드로 옮겨지던 선박은 코클베이에서 좌초됐다. 좌초 시기는 자료에 따라 1915년 또는 1916년으로 전해지며, 퀸즐랜드 관광 당국은 1916년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후 배는 바다에 남겨졌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파도와 바람, 열대 기후를 견디며 현재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세월이 흐르면서 가장 큰 변화는 선체 안에서 일어났다. 바닷물에 잠긴 철제 구조물 주변에 퇴적물이 쌓이고 맹그로브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식생이 점차 넓어지면서 녹슨 배의 형태와 나무가 한데 어우러졌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나의 길쭉한 섬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만들어졌다.


1971년 이 지역을 강타한 사이클론 알시아로 선체 일부가 무너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남아 있는 구조물 사이에서는 식물이 계속 자라났고, 난파선은 지금까지 코클베이의 독특한 풍경으로 남아 있다.


현재 SS 시티 오브 애들레이드는 마그네틱 아일랜드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난파선 가운데 하나다. 오랜 세월 자연환경에 노출되면서 배로서의 모습은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맹그로브와 여러 식물이 채우며 또 다른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다만 이곳을 ‘인공섬’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다소 설명이 필요하다. 사람이 생태섬을 만들기 위해 선박을 설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버려진 선체에 자연스럽게 퇴적물이 쌓이고 식물이 자라면서 결과적으로 섬과 비슷한 모습을 갖게 된 경우에 가깝다.


한때 사람과 화물을 싣고 바다를 누볐던 배는 이제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그 위에 나무가 자라고 생명들이 자리를 잡았다. SS 시티 오브 애들레이드는 인간이 남긴 구조물이 긴 시간을 거치며 자연의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특별한 사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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