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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엘니뇨인데 어디는 홍수, 어디는 가뭄…UNEP가 짚은 ‘기후의 연결고리’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9.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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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이 대기 순환 바꿔, 지역에 따라 강수량 크게 달라져
  • WMO “2027년 2월까지 엘니뇨 지속 가능성 거의 100%”, 홍수·가뭄·폭염 대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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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환경계획(UNEP)이 26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엘니뇨가 지역에 따라 홍수와 가뭄 등 서로 다른 영향을 가져오는 원리를 소개했다. WMO는 현재 엘니뇨가 더욱 강해져 2027년 초까지 세계 각지의 강수량과 기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UN Environment Programme X]

 

같은 엘니뇨가 발생해도 지역에 따라 나타나는 날씨는 크게 다르다. 어떤 곳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비가 줄어 가뭄이 이어지기도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6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소개했다. UNEP는 엘니뇨가 전 세계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적인 기후 현상이지만, 그 영향의 형태와 정도는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엘니뇨는 적도 중부와 동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대체로 2~7년 주기로 찾아오며 한 번 발생하면 약 9~12개월 동안 이어진다. 태평양의 수온 변화는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기의 흐름까지 바꾸면서 세계 여러 지역의 기온과 강수량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날씨가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상시 적도 태평양에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따뜻한 표층수를 서태평양으로 밀어낸다. 하지만 엘니뇨가 발생하면 무역풍이 약해지고 따뜻한 바닷물이 중부와 동부 태평양으로 넓게 퍼진다.


바닷물의 분포가 달라지면 대기의 흐름도 변한다. 구름이 발달하고 비가 내리는 지역이 이동하면서 평소보다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생기는가 하면, 반대로 평소 강수량이 많았던 지역에서는 비가 줄어들 수 있다. 하나의 엘니뇨가 한쪽에서는 홍수로, 다른 쪽에서는 가뭄으로 나타나는 배경이다.


다만 엘니뇨가 강하다고 해서 세계 모든 지역에서 같은 형태의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엘니뇨의 영향이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인도양과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등 다른 기후 요인과 맞물리면서 실제 날씨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올해는 엘니뇨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WMO는 지난 3일 발표한 최신 전망에서 엘니뇨가 이미 뚜렷하게 형성됐으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더욱 발달해 연말에는 매우 강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027년 2월까지 엘니뇨가 지속될 가능성도 거의 100%로 전망했다.


태평양의 수온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WMO에 따르면 엘니뇨의 강도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니뇨 3.4’ 지역의 해수면 온도는 지난 5~7월 평균 평년보다 1.5도 높았다. 7월에는 2.0도까지 상승했고, 7월 말부터 8월 중순 사이에는 주간 편차가 약 2.2~2.6도에 이르렀다.


WMO는 강한 엘니뇨가 세계 여러 지역의 기온과 강수 패턴을 흔들면서 홍수와 가뭄, 극심한 더위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9~11월에도 세계 대부분의 육지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며, 강수량 역시 엘니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엘니뇨는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와는 구분되는 자연적인 기후 현상이다. 오래전부터 일정한 주기로 반복돼 왔다. 다만 지구 평균기온과 해수 온도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강한 엘니뇨가 겹치면 기온 상승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위험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UNEP가 엘니뇨의 원리와 영향을 다시 소개한 것도 이 같은 위험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엘니뇨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어느 지역에서 폭우나 가뭄, 폭염 가능성이 높아지는지를 사전에 파악하면 농업과 수자원 관리, 식량 안보, 재난 대응 과정에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WMO 역시 계절 전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와 재난 대응기관, 기업, 지역사회가 기후 정보를 미리 활용하면 위험이 현실화하기 전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국 기상기관이 제공하는 최신 예보와 경보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태평양에서 시작된 수온의 변화는 대기의 흐름을 타고 지구 곳곳의 날씨를 바꾼다. 같은 시기 한 지역에서는 비가 넘치고 다른 지역에서는 비가 부족해지는 현상은 서로 동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바다와 대기가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기후 시스템 안에서 나타나는 서로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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