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CIA가 다시 꺼낸 81년 전 편지…OSS의 마지막에 적힌 ‘새 정보체계의 시작’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30 08:13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트루먼, 1945년 OSS 국장 도노반에게 서한, 전시 정보조직 해체하면서도 핵심 역량 보존 강조
  • 정보 기능 국무부·전쟁부로 나눠 계승, 중앙정보그룹 거쳐 1947년 CIA 출범

KakaoTalk_20260930_081050271_02.jpg
▲ CIA,  ‘트루먼 대통령이 윌리엄 J. 도노반에게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사진=CIA X]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이 전략사무국(OSS) 국장 윌리엄 J. 도노반에게 보낸 편지를 다시 공개했다. OSS의 해체를 알리는 문서지만, 그 안에는 전쟁 중 쌓아 올린 정보 역량을 평시에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훗날 CIA로 이어지는 미국 정보체계의 변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CIA는 29일 공식 X 계정에서 ‘이번 주의 유물(Artifact of the Week)’로 ‘트루먼 대통령이 윌리엄 J. 도노반에게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1945년 9월20일 백악관에서 작성된 한 장짜리 문서로, 편지 마지막에는 트루먼 대통령의 서명이 남아 있다.


편지를 받은 도노반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정보·특수작전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가 수장을 맡았던 OSS는 1942년 창설돼 해외 정보 수집과 분석, 적진에서의 비밀작전 등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 정보기관의 발전 과정에서 CIA의 전신으로 평가받는다.


트루먼의 편지가 작성된 시점은 일본의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직후였다.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대규모 정보조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평시 정보체계로 바꿀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였다.


편지에서 트루먼은 먼저 도노반과 OSS 직원들이 일본의 항복 이전부터 평시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전시 활동을 정리해 온 데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OSS를 해체하더라도 그 조직이 전쟁을 거치며 축적한 모든 능력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평시에도 중요한 OSS의 ‘자원과 역량(resources and skills)’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직을 없애되 그 안에 축적된 정보와 경험, 전문성은 남겨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트루먼은 이를 위한 조직 개편 방안도 편지에 담았다. OSS의 연구분석부(Research and Analysis Branch)와 프레젠테이션 부문은 국무부로 넘기고, 나머지 기능은 전쟁부로 이관하도록 했다. OSS 자체는 1945년 10월1일을 기해 공식 폐지됐다.


편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트루먼이 이러한 조직 개편의 의미를 설명한 대목이다.


그는 국무부로 정보 기능 일부를 넘기는 조치가 ‘정부의 영구적인 틀 안에서 조정된 해외정보 체계를 발전시키는 시작’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끝났으니 정보조직도 역할을 다했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오히려 전시에 만들어진 정보 역량을 정부의 상설 체계 안으로 옮겨 새로운 국가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편지 마지막에는 도노반과 OSS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트루먼은 전쟁 기간 도노반이 보여준 지도력과 OSS가 거둔 성과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 만들어질 평시 정보기관들이 OSS가 전쟁 중 구축한 시설과 자원을 토대로 세워질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다만 OSS의 해체를 둘러싼 당시 상황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도노반은 전쟁 이후에도 해외 정보 수집과 분석, 방첩 기능 등을 하나의 중앙 정보기관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편지가 작성되기 일주일 전인 9월13일에도 트루먼 대통령에게 정보 기능이 여러 기관으로 분산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트루먼 행정부의 선택은 달랐다. OSS라는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기능을 국무부와 전쟁부로 나눠 넘기고 새로운 정보체계를 만드는 방향을 택했다.


CIA가 공개한 역사자료에 따르면 OSS 해체는 도노반이 바라던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조직이 사라진 뒤에도 OSS가 수행하던 주요 기능과 인력, 경험까지 모두 없어지지는 않았다.


연구·분석 기능은 국무부로 넘어갔고, 비밀정보와 방첩 등의 기능은 전쟁부 산하 전략서비스부대(SSU)로 이어졌다. 1946년 1월에는 트루먼 대통령의 지시로 중앙정보그룹(CIG)이 설치됐으며, 이듬해인 1947년 국가안보법에 따라 중앙정보국(CIA)이 공식 출범했다.


결국 1945년 9월20일 트루먼이 도노반에게 보낸 편지는 OSS라는 전시 정보기관의 끝과 새로운 미국 정보체계의 시작이 한 문서에 함께 담긴 기록으로 남았다.


OSS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전쟁을 거치며 축적된 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 전문 인력과 조직 경험은 다른 형태로 이어졌다. 81년이 흐른 뒤 CIA가 이 편지를 다시 ‘이번 주의 유물’로 꺼내든 것도 오늘날 미국 정보기관이 형성되던 전환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이이티뉴스 & eet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지속가능한 여행 1] 사막의 오일머니에서 지속가능 여행의 중심으로... GCC, 2026년 세계 관광 패러다임을 다시 쓰다
  • 계간 『푸른사상』 2026년 가을호(통권 57호), 특집 ‘신경림 시 읽기’ 출간
  • 조미희 첫 산문집 『나라는 조각의 시』… 가족과 골목의 기억으로 읽는 한 사람의 성장
  • [이슈 돋보기] 중수청은 출범하는데 청장은 공석…초대 수장 인선이 남긴 질문
  •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점검단 130명 위촉…신축 아파트 부실시공 예방 강화
  • CU, 국군의 날 맞아 ‘우리 부대 응원전’…군종별 1위 부대에 간식차 지원
  • LG전자, AI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 대응…한·미 칠러 생산능력 확대
  • 포르테포르테, 밀라노서 2027 봄·여름 컬렉션 공개…‘여행’에서 찾은 색과 공예
  • 라부르켓, 첫 브랜드 파트너로 보이그룹 ‘롱샷’ 발탁
  • 나이키, 러너별 레이싱화 3종 공개…기록 경쟁부터 첫 마라톤까지 세분화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CIA가 다시 꺼낸 81년 전 편지…OSS의 마지막에 적힌 ‘새 정보체계의 시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