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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머무는 돌담 위로 가을이 물들다…옥스퍼드의 가을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10.0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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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스퍼드대, 엑서터 칼리지의 가을 풍경 공개
  • 붉은 담쟁이와 황금빛 석조 건물, 오랜 건축과 계절이 만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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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주변의 가을 풍경. [사진=University of Oxford 공식 X·@exetercollegeox / 원 사진=Instagram Juncao_Oxford, 2025년 11월]

 

푸른 하늘 아래 오래된 석조 건물이 가을 햇살을 받는다. 건물을 감싸던 나뭇잎은 어느새 붉고 노랗게 물들었고,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온 돌벽에도 따뜻한 계절의 빛이 번진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가 공식 X 계정을 통해 엑서터 칼리지(Exeter College)의 가을 풍경을 공개했다. 대학은 “Autumnal views from @exetercollegeox”라는 짧은 글과 함께 늦가을의 캠퍼스를 담은 사진들을 소개했다.

 

사진 속 옥스퍼드의 가을은 화려하기보다 깊고 차분하다. 오랜 건축물 사이로 나무가 계절의 색을 더하고, 맑은 하늘과 낮은 햇살이 오래된 석재의 질감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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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엑서터 칼리지와 주변의 가을 풍경. 래드클리프 카메라와 오래된 석조 건물 사이로 붉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다. [사진=University of Oxford 공식 X·@exetercollegeox / 원 사진=Instagram Juncao_Oxford, 2025년 11월]

  

그중 시선을 끄는 것은 둥근 돔을 가진 래드클리프 카메라(Radcliffe Camera)이다. 옥스퍼드를 대표하는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보들리언 도서관의 일부다. 거대한 돔 위로 청명한 하늘이 펼쳐지고 화면 가장자리의 붉고 갈색으로 물든 잎들이 건물을 감싸듯 드리워져 있다.

 

회백색 돔과 황금빛 석벽, 그리고 단풍이 만들어낸 색의 대비는 오랜 건축물에도 계절이 찾아왔음을 보여준다.

래드클리프 카메라는 엑서터 칼리지 건물은 아니지만 칼리지의 Fellows’ Garden에서 바라볼 수 있다. 엑서터 칼리지 역시 정원에서 래드클리프 카메라와 보들리언 도서관을 조망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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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주변의 가을 풍경. [사진=University of Oxford 공식 X·@exetercollegeox / 원 사진=Instagram Juncao_Oxford, 2025년 11월]

 

시선을 옮기면 엑서터 칼리지의 오래된 석조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을 향해 솟은 고딕 양식의 장식과 긴 창문, 햇살을 받은 황금빛 석벽 위로 가을 나뭇가지가 겹쳐진다. 초록빛을 아직 간직한 잎과 노랗게 변한 잎이 한 나무에 머물며 계절이 바뀌는 순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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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공개한 가을 풍경. [사진=University of Oxford 공식 X·@exetercollegeox / 원 사진=Instagram Juncao_Oxford, 2025년 11월]

 

건물 벽을 타고 오른 담쟁이는 가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붉은색과 주황색, 노란색으로 변한 잎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그 사이에 자리한 작은 등불에서는 은은한 빛이 번진다. 오래된 창과 석벽의 차분한 색조 사이에서 단풍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도드라진다.

 

정원으로 들어서면 분위기는 한층 고요해진다.

 

높은 나뭇가지 아래로 잔디밭과 좁은 길이 이어지고, 나무에는 얼마 남지 않은 가을 잎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정원 한편의 벤치와 테이블,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 오래된 대학이 역사 속 건축물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 공부하고 걷고 쉬어가는 일상의 공간임을 보여준다.

 

이곳은 엑서터 칼리지의 펠로스 가든(Fellows’ Garden)이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면서도 나무와 잔디가 어우러진 정원으로, 끝자락에서는 래드클리프 광장과 래드클리프 카메라를 바라볼 수 있다.

 

1314년 설립된 엑서터 칼리지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도 오랜 역사를 지닌 칼리지 가운데 하나다. 수백 년 동안 여러 세대가 이곳을 거쳐 갔고, 건물과 정원은 그 시간만큼 많은 계절을 지나왔다.

 

가을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붉게 물든 담쟁이도, 나뭇가지 끝에 남아 있는 노란 잎도 머지않아 자리를 비운다. 그러나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는 또 하나의 시간이 쌓인다.

 

옥스퍼드가 전한 늦가을의 풍경에는 수백 년을 지켜온 건축과 해마다 새롭게 찾아오는 계절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순간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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