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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트럼프, 북한 핵무기 ‘57기→112기’ 언급…국제 추정치와 차이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10.04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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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전력과 관련해 두 차례 서로 다른 숫자를 언급하면서 실제 북한의 핵무기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중간선거 유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설명하며 “나는 김정은과 아주 잘 지낸다”고 말한 뒤 “누군가가 핵미사일 112개를 갖고 있을 때는 잘 지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발언의 앞부분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112개가 북한의 핵미사일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112개의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북한의 핵전력과 관련해 제시했던 ‘57기’와 비교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매우 강력한 핵무기 57개(57 very powerful nuclear weapons)”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수치의 산출 근거나 정보 출처는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는 당시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적으로 제시한 첫 사례로 전했다.


두 발언 사이에는 약 한 달 반의 시차가 있으며, 숫자만 놓고 보면 57기에서 112개로 55개가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두 숫자가 같은 대상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8월에는 ‘핵무기(nuclear weapons)’라고 표현했고, 이번에는 ‘핵미사일(nuclear missiles)’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핵탄두의 수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의 수는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특히 이번 112라는 수치가 북한의 실제 핵탄두 보유량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에는 국제 연구기관들의 추정치와도 차이가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26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약 60기의 핵탄두를 조립한 것으로 추정했다. 동시에 현재 보유한 핵분열 물질을 이용해 최소 30기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SIPRI가 제시한 60기는 ‘조립된 핵탄두’에 대한 추정치이며, 추가 생산 능력과는 구분된다.


미국 과학자연맹(FAS)도 2026년 세계 핵전력 현황에서 북한의 조립된 핵탄두를 약 60기로 추정했다. FAS는 북한이 최소 9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조립된 탄두 수는 그보다 적은 약 60기로 보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최근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 역시 비정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최대 9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으며, 이 가운데 약 50기를 이미 조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CRS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평가와 비정부 전문가들의 추정치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한국 측에서 공개적으로 언급된 추정 범위는 이보다 높다.


안규백 당시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국회에서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에 대해 “일반적으로 80~120개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이 수치는 한국군이 자체적으로 확인한 공식 수치가 아니라 민간 연구기관들의 추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숫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공개된 주요 추정치는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SIPRI와 FAS는 2026년 기준 북한이 실제 조립한 핵탄두를 약 60기로 추정하고 있고, CRS가 소개한 비정부 전문가들의 분석은 약 50기의 조립 가능성과 최대 90기의 생산 가능 물질을 제시한다. 한국 정부가 국회에서 소개한 민간 연구기관들의 추정 범위는 80~120기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112’라는 숫자가 기존 추정치와 완전히 동떨어진 수치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지만, 이를 북한이 현재 실제로 보유한 핵탄두가 112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언에서 ‘핵탄미사일 112개’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핵탄두 보유량을 언급한 것인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을 의미한 것인지부터 명확하지 않다.


북한의 핵전력은 북한 당국이 정확한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외부에서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분야다. 연구기관들은 핵분열 물질의 생산량, 핵실험, 핵탄두 설계 및 소형화 수준, 미사일 전력 등을 종합해 추정한다. 따라서 ‘실제 조립된 핵탄두’, ‘생산 가능한 핵탄두 규모’, ‘핵탄두 운반이 가능한 미사일’은 각각 다른 지표로 봐야 한다. SIPRI 역시 북한의 핵전력 규모가 매우 불투명하며 추정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북한의 핵무기를 ‘57기’라고 언급한 데 이어 10월 3일에는 김정은을 거론한 직후 ‘핵미사일 112개’라는 숫자를 새롭게 언급했다는 것이다. 다만 112라는 숫자의 정보 출처와 산출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것이 북한의 실제 핵탄두 보유량을 의미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공개된 국제 연구기관들의 최신 추정치와 비교하면 북한의 조립된 핵탄두는 대체로 약 50~60기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핵분열 물질을 바탕으로 한 잠재적 생산 규모는 90기 안팎 또는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소개된 민간 연구기관들의 추정 범위는 80~120기로 더 넓다. 이런 차이는 북한 핵전력의 불투명성과 각 기관이 적용하는 추정 방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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