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쿠츠크 연구소 직원, 중증 폐렴으로 입원 후 사망, 러시아 당국 “고위험 병원체 검사 음성”
- WHO “추가 전파 증거 확인되지 않아”, 사망 원인 미확정 상태로 감시 지속
러시아의 감염병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중증 폐렴으로 사망하면서 실험실 내 고위험 병원체 노출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폐페스트 감염이나 추가 전파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관련 검사와 방역 조치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았으며, 사망자의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상황을 계속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WHO는 10일 발표한 질병 발생 정보(Disease Outbreak News)를 통해 러시아 이르쿠츠크에 위치한 시베리아·극동 항페스트연구소 직원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11일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WHO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지난 9월 29일 중증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10월 2일 사망했다. WHO는 같은 날 언론 보도를 통해 사망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연구소 직원이 실험실에서 병원체에 직업적으로 노출된 뒤 폐페스트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폐페스트는 페스트균이 폐를 침범해 발생하는 중증 감염병으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감염자의 호흡기 비말을 통한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해 신속한 진단과 방역 조치가 중요하다.
그러나 WHO가 러시아 당국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결과, 폐페스트 감염을 확정할 만한 검사 결과는 제시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국제보건규칙(IHR 2005) 국가연락담당기관은 WHO에 해당 직원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면서, 최근 이르쿠츠크주에서 공식적으로 등록된 페스트 환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 위생 관련 법령에 따라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시행했으며, 접촉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도 고위험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러시아 당국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실험실 생물안전 사고 의혹에 대해서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망자와 관련된 추가 중증 폐렴 사례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망자와 접촉자들은 고위험 병원체를 포함한 여러 미생물에 대한 검사를 받았으며, 검사 대상 고위험 병원체에 대해서는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러시아 당국은 설명했다.
접촉자들에 대한 의료적 관찰도 진행됐다. 관련자들은 의료기관 또는 자택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받았으며, 관찰 기간 동안 모두 증상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환자가 치료받았던 병원에는 격리 조치도 시행됐다.
WHO는 이러한 정보를 종합해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지속적인 감염 전파의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자의 정확한 질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중요한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WHO는 러시아 당국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상황을 평가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가 확보되는 대로 공중보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고위험 병원체를 다루는 연구시설에서 생물안전 관리와 감염병 감시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보여준다. 특히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중증 호흡기 질환이 발생했을 때는 병원체 노출 가능성을 신속히 조사하는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감염 의혹이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페스트는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이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사망자의 폐페스트 감염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만으로 연구소 내 감염 사고가 발생했거나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했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WHO는 앞으로도 관련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새로운 정보에 따라 공중보건 위험을 재평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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