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세에 처음 잡은 카약 노, 60대 이후 홀로 세 차례 대서양 횡단
- 세네갈에서 브라질, 포르투갈에서 미국까지, 돛과 동력 없이 자신의 힘으로 항해
- 2017년 70세에 마지막 횡단 성공, 내셔널지오그래픽 ‘올해의 모험가’ 선정
34세에 처음 카약을 배운 한 남자는 30년 뒤 홀로 대서양 한가운데에 있었다. 거친 파도와 강한 해류를 견디며 오직 두 팔로 노를 저어 바다를 건넜다. 한 번도 쉽지 않은 대서양 횡단을 그는 세 차례나 해냈다.
주인공은 폴란드의 탐험가 알렉산데르 도바(Aleksander Doba·1946~2021)이다.
2일 Dr. M. F. Khan의 X 계정에는 자신의 힘으로 세 차례 대서양을 횡단한 도바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수개월 동안 작은 카약에서 생활하며 거친 날씨와 해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의 고립을 견뎌낸 그의 여정이 다시 주목받았다.
도바가 처음 카약을 접한 것은 34세 때였다. 어린 시절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카약의 매력에 빠진 그는 점차 장거리 항해에 도전했고, 마침내 대서양을 향했다.
첫 횡단은 2010년 10월 시작됐다. 당시 64세였던 도바는 세네갈 다카르에서 출발해 이듬해 2월 브라질 아카라우에 도착했다. 98일 23시간 42분 동안 약 5,394㎞를 이동했다. 돛이나 엔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노를 저어 대서양을 건넜다.
첫 번째 횡단에 성공한 뒤에도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3년 10월에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다시 대서양으로 나섰다. 목적지는 미국 플로리다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67세였다.
항해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다. 폭풍과 해류, 장비 고장 등이 이어지면서 당초 예상했던 약 5,400마일의 항로는 7,716마일(약 1만2,400㎞)까지 늘어났다. 167일 동안 바다에 머물며 약 9m 높이의 파도를 만났고, 위성전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47일 동안 외부와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버뮤다 인근에서는 바람과 해류에 가로막혀 수주 동안 같은 해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항해를 이어간 도바는 2014년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뉴서머나비치에 도착했다. 당시 이 여정은 가장 긴 단독 오픈워터 카약 항해 기록으로 소개됐다. 그가 수개월 동안 생활한 23피트 길이의 카약 ‘OLO’는 이동수단인 동시에 잠을 자고 먹으며 생활하는 작은 집이었다.
두 번째 대서양 횡단은 도바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15년 독자 투표를 통해 그를 ‘People’s Choice Adventurer of the Year’로 선정했다. 52만1천여 표가 참여한 투표였다.
당시 도바는 두 아들과 손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꿈을 두려워하지 말고, 꿈을 계획으로 만들고, 그 계획을 현실로 만들어가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미 두 번이나 대서양을 건넜지만 그는 다시 바다를 선택했다.
2017년, 70세가 된 도바는 미국에서 출발해 프랑스를 향하는 세 번째 대서양 횡단에 나섰고 다시 한번 항해를 마쳤다. 그의 세 차례 대서양 횡단은 모두 60세 이후에 이뤄졌다.
도바는 자신의 도전을 거창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2014년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탐험가나 영웅보다 ‘관광객(tourist)’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평소에도 자전거를 타고 정원을 가꾸거나 걷는 등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이어갔다.
대서양을 세 차례 건넌 뒤에도 그의 모험은 계속됐다.
2021년 2월 22일, 도바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산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였다.
34세에 처음 카약의 노를 잡았고, 64세에 첫 대서양 횡단에 나섰으며, 70세에 다시 한번 바다를 건넜다.
도바가 남긴 기록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히 얼마나 멀리 갔느냐가 아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여겨질 수 있는 나이에도 그는 계속해서 다음 목적지를 정하고 자신의 힘으로 그곳을 향했다.
그가 세 차례 건넌 대서양은 결국 한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어디까지 넓혀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긴 항해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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