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이는 왜 엄마에게 유독 짜증을 낼까…애착이론으로 살펴본 아이의 감정

  • 이미선 기자
  • 입력 2026.11.06 08:42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밖에서는 얌전한 아이, 집에 오면 감정 폭발, 안전하다고 느끼는 관계에서 긴장 풀릴 수 있어
  • 애착이론이 설명하는 '안전기지'의 역할, 감정 수용과 행동의 경계 함께 필요
KakaoTalk_20261106_084043921_01.jpg
▲ 아이가 가장 가까운 보호자 앞에서 강한 감정을 표현하는 현상은 안정감과 스트레스 해소 등 여러 요인과 관련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면서도 적절한 행동의 경계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Smart Science X]


학교에서는 얌전하고 예의 바르다는 칭찬을 듣는 아이가 집에만 돌아오면 짜증을 내거나 사소한 일에도 눈물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다. 밖에서는 잘 참던 아이가 유독 엄마 앞에서만 감정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당혹스럽다. 때로는 자신을 만만하게 여기거나 부모의 말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가 가장 가까운 보호자 앞에서 강한 감정을 드러내는 행동은 단순한 버릇이나 반항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하루 동안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가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표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과학정보 채널 스마트 사이언스(Smart Science)는 6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아이들이 가장 강렬한 감정을 엄마에게 표현하는 이유를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과 연결해 소개했다. 아이가 엄마를 거절당할 걱정 없이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안전한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시물은 아이가 가장 신뢰하는 보호자에게 자신의 큰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며, 이러한 모습이 반드시 무례함이나 반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설명을 모든 아이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감정 폭발 자체를 안정적인 애착의 증거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아이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애착이론의 '안전기지'


애착이론은 영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존 볼비(John Bowlby)가 발전시킨 이론으로, 아이가 주요 양육자와 맺는 정서적 관계가 안정감과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이 이론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안전기지(Secure Base)'다. 아이는 신뢰할 수 있는 보호자가 곁에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을 탐색하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한다. 낯선 상황에서 불안하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는 보호자에게 돌아와 위로와 안정을 얻는다.


이처럼 힘든 상황에서 보호자를 찾아 위안을 얻는 역할은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라고도 한다. 안정적인 애착 관계에서는 보호자가 아이의 감정과 필요에 민감하고 일관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보호자가 아이의 불안과 스트레스에 공감하며 적절하게 반응하는 과정이 정서 조절 능력의 발달을 돕는다고 설명한다. 아이는 처음부터 자신의 감정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도움을 받으며 점차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아이가 엄마 앞에서 울거나 화를 내는 행동에는 도움과 위로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을 수 있다. 다만 안전기지가 반드시 엄마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빠나 조부모, 그 밖에 아이를 지속적으로 돌보는 보호자도 안정적인 애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는 참았는데 집에서는 폭발하는 이유


아이의 행동은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학교에서는 규칙을 지키고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교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는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억제하거나 조절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문제는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루 동안 긴장된 상황을 견디거나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다면 집에 돌아온 뒤 피로와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드러날 수 있다.


미국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기관인 차일드 마인드 인스티튜트(Child Mind Institute)는 아이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일부 아이는 학교에서 감정과 행동을 억제하다가 집에서 긴장이 풀리면서 어려움을 드러낸다고 소개한다.


특히 불안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스펙트럼 특성 등이 있는 아이는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워져 짜증이나 울음, 분노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아이가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는 오히려 학교에서 어려움을 드러내고 가정에서는 편안하게 지내기도 한다.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성격과 발달 단계, 학교생활, 수면 상태, 스트레스 요인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감정 폭발이 사랑과 신뢰의 증거일까


스마트 사이언스의 게시물은 아이가 가장 신뢰하는 보호자에게 강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설명은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심리학 연구는 아이의 감정 폭발이 곧 안정적인 애착을 의미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2019년 국제학술지 '이모션(Emotion)'에 발표된 부모·자녀 애착과 감정 조절에 관한 메타분석 연구는 72개 연구를 종합해 애착 유형과 아동의 정서적 경험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다.


연구 결과,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이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고 부정적인 정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경험하는 경향을 보였다. 감정 조절 능력도 더 높았으며,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적절한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안정적인 애착이 아이의 감정 표현을 무조건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건강하게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아이가 엄마에게 화를 낸다는 사실만으로 부모와의 관계가 좋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반대로 아이가 감정을 크게 표현한다는 이유만으로 애착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힘든 감정을 경험할 때 보호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보호자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아이가 점차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는지다.


아이의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아이가 화를 내거나 울음을 터뜨릴 때 부모가 가장 먼저 할 일은 행동을 즉시 멈추게 하는 것보다 그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학교에서 친구와 갈등이 있었는지, 수업과 활동으로 지쳤는지, 배가 고프거나 잠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차일드 마인드 인스티튜트는 학교에서 돌아온 뒤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에게 충분한 휴식과 간식, 부담을 줄인 일과를 제공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학교와 가정이 아이의 행동을 함께 살펴보고 도움이 되는 대응 방식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부모는 아이가 화를 낸다는 사실 자체를 비난하기보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짜증을 낼 때는 무엇이 힘들었는지 물어보고, 마음이 진정된 뒤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다만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모든 행동을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화가 나는 감정은 자연스럽지만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일관되게 알려줘야 한다.


이처럼 감정은 인정하면서 행동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태도는 아이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감정 폭발이 지나치게 잦거나 강도가 높고, 자신이나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 학교생활과 가족관계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초래한다면 전문가의 평가와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관계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기쁨과 설렘뿐 아니라 분노와 실망, 두려움과 불안도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정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감정을 경험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며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안정적인 관계는 단순히 갈등이 없거나 아이가 언제나 말을 잘 듣는 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갈등이 생겼을 때 다시 소통하며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아이가 집에 돌아와 유독 예민해졌다면 그 행동을 곧바로 부모에 대한 무례함으로 받아들이기보다 하루 동안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감정도 마음대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힘든 감정을 표현하더라도 존중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한 경험이 반복될 때 아이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건강하게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갈 수 있다.

ⓒ 이이티뉴스 & eet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美 플로리다 밤하늘에 나타난 ‘우주 해파리’…로켓 발사가 만든 신비로운 장관
  • 우주에 피어난 장미 한 송이…NASA가 공개한 3억 광년 밖 은하의 신비
  • [지속가능한 여행 1] 사막의 오일머니에서 지속가능 여행의 중심으로... GCC, 2026년 세계 관광 패러다임을 다시 쓰다
  • 경기주택도시공사, 가평달전 전원주택용지 25필지 공급…1억4944만원부터
  • 시몬스, ‘2026 대한민국 상품대상’ 마케팅 부문 대상…제품 넘어 예술로 브랜드 가치 확장
  • 쿠콘·DSRV, 스테이블코인 금융 데이터 사업 협력…AI 에이전트 자동결제 추진
  • 제네시스, 브랜드 최대 규모 ‘제네시스 광주’ 개관…호남 첫 전용 전시관
  • SLB 원서브시, 노르웨이 해상 리라 유전 개발 수주…첫 원유 생산까지 3년 목표
  • EU 농식품, 한국 시장 공략 확대…지난해 대한국 수출 43억 유로
  • 서울 당현천에 펼쳐진 빛의 예술…‘2026 노원달빛산책’ 8일까지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아이는 왜 엄마에게 유독 짜증을 낼까…애착이론으로 살펴본 아이의 감정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