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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지에서 미국의 상징으로…링컨 기념관에 담긴 100년 전 이야기

  • 이미선 기자
  • 입력 2026.10.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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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내무부, 1917년경 촬영된 링컨 기념관 건설 당시 사진 공개
  • 습지라는 이유로 건립 반대에 부딪혔던 장소, 오늘날 민주주의와 평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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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내무부, 1917년경 촬영된 링컨 기념관 건설 당시 사진 공개[사진=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 제공, 1917년경 링컨 기념관 건설 당시 모습]

 

미국 워싱턴 D.C.를 대표하는 역사적 건축물인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이 한때 수풀과 물웅덩이가 펼쳐진 습지에 세워졌다는 사실이 오래된 사진 한 장을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미국의 역사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공간이지만, 건립 당시에는 장소의 적절성을 두고 적지 않은 논쟁이 있었다.


미국 내무부(U.S. Department of the Interior)는 8일(현지시간)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1917년경 촬영된 링컨 기념관 건설 현장의 흑백사진을 공개하며 부지 선정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진에는 넓은 습지와 무성한 수풀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링컨 기념관이 담겨 있다. 지금은 잘 정돈된 잔디밭과 산책로가 이어지는 워싱턴의 대표적인 명소지만, 당시 주변 풍경은 오늘날과 크게 달랐다.


링컨 기념관의 건립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인물은 미국 연방 하원의원 조지프 캐넌(Joseph Cannon)이었다.


캐넌은 포토맥강 인근의 습지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기리는 장소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내가 살아 있는 한 저 늪지에 에이브러햄 링컨의 기념관이 세워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캐넌이 선호했던 곳은 연방의회 의사당과 유니언역 사이였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물을 기리는 기념관인 만큼 워싱턴의 주요 공공건축물이 자리한 지역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논의 끝에 기념관은 포토맥강 인근의 현재 위치에 들어서게 됐다.


링컨 기념관은 건축가 헨리 베이컨(Henry Bacon)의 설계로 1914년 겨울 공사를 시작해 1922년 5월 30일 공식 헌정됐다. 고대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웅장한 기둥과 대리석 구조가 특징이다.


기념관 내부에는 조각가 대니얼 체스터 프렌치(Daniel Chester French)가 제작한 링컨 대통령의 대형 좌상이 자리하고 있다. 건물을 둘러싼 36개의 도리스식 기둥은 링컨이 사망한 1865년 당시 미국을 구성하던 36개 주를 의미한다.


완공 이후 링컨 기념관은 대통령을 추모하는 장소를 넘어 미국 사회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함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장면은 1963년 8월 28일이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는 링컨 기념관 앞에 모인 수많은 시민을 향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역사적인 연설을 했다.


인종차별 철폐와 평등한 시민권을 요구했던 이 연설은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적인 순간으로 남아 있다.


노예제 폐지와 국가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링컨을 기리는 장소에서 다시 한번 자유와 평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다.


오늘날 링컨 기념관은 워싱턴 내셔널몰의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 앞 반사 연못 너머로 워싱턴 기념탑과 연방의회 의사당이 이어지며 미국 수도를 대표하는 경관을 이루고 있다.


미국 내무부가 공개한 100여 년 전 사진은 이러한 공간이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때 기념관을 세우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던 습지는 오랜 건설과 도시 정비 과정을 거쳐 미국의 역사적 기억이 모이는 장소로 변화했다.


수풀 너머로 모습을 드러내던 작은 기념관의 모습은 이제 오래된 사진 속에 남아 있지만, 그곳에서 이어져 온 자유와 평등의 역사는 오늘날에도 링컨 기념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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