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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바다 화석이?…4억5000만 년 전 해저의 흔적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11.05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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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부 석회암에서 고대 해양생물 화석 확인, 과거 따뜻하고 얕은 바다에서 형성
  • 인도판·유라시아판 충돌로 해저 지층 융기, 히말라야 탄생의 비밀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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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부에는 약 4억5000만 년 전 얕은 바다에서 형성된 석회암이 분포한다. 이 암석에서 발견된 고대 해양생물 화석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해저 퇴적층이 융기해 히말라야산맥이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지질학적 증거이다. [사진=IUGS 자료+Today In History]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 정상 부근에 약 4억5000만 년 전 바다에서 형성된 암석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발 8,848.86m에 이르는 세계 최고봉에서 고대 해양생물의 흔적이 발견된다는 점은 오늘날의 지형만으로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지구의 역사를 보여준다.


역사·과학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X 계정 'Today In History'는 5일 에베레스트 정상부의 석회암에 해양생물 화석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약 4억5000만 년 전 바다에 살았던 생물들의 흔적이 오늘날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높은 산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의 대륙과 해양이 오랜 시간에 걸쳐 끊임없이 변화해 왔음을 보여주는 지질학적 증거다. 과거 바다에서 형성된 퇴적층이 지각운동으로 융기하면서 오늘날 히말라야산맥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남아 있는 고대 바다의 흔적


에베레스트 정상부에는 '초모룽마층(Qomolangma Formation)'으로 불리는 석회암 지층이 분포한다. 이 암석은 약 4억5000만 년 전인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지질과학연맹(IUGS)에 따르면 당시 이 지역에는 따뜻하고 얕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바닷속에는 완족류와 바다나리류 등 다양한 생물이 살았으며, 이들의 유해와 탄산염 퇴적물이 쌓이고 굳어지면서 석회암이 만들어졌다.


일부 생물의 흔적은 암석 속에 화석으로 보존됐다. 실제로 에베레스트 정상부의 석회암에서는 삼엽충과 패충류, 바다나리류 등 고대 해양생물의 화석 조각이 확인됐다.


2005년 국제학술지 '아일랜드 아크(Island Arc)'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이러한 화석이 보고됐다. 연구진은 정상부 석회암의 지질학적 특성과 화석 자료를 분석해 해당 지층이 과거 해양환경에서 형성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IUGS 역시 에베레스트의 오르도비스기 암석을 중요한 지질유산으로 소개하고 있다. 정상부에 남아 있는 석회암과 화석은 고대 해양환경을 이해하는 동시에 히말라야산맥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바닷속 암석은 어떻게 세계 최고봉까지 올라왔을까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해양생물의 흔적이 발견되는 이유는 히말라야산맥이 만들어진 과정에 있다.


약 4억5000만 년 전, 오늘날 에베레스트 정상부를 이루는 암석의 퇴적물은 바다 밑에 쌓이고 있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높은 산악지대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 지역의 지질 환경도 오늘날과 크게 달랐다.


이후 지구의 지각을 이루는 거대한 판들이 이동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인도판은 오랜 시간 북쪽으로 이동했고, 약 5500만 년 전부터 유라시아판과 충돌하기 시작했다.


두 대륙판이 서로 밀어붙이면서 지각은 압축되고 두꺼워졌다. 이 과정에서 과거 바다에 쌓였던 퇴적층도 접히고 단층을 따라 이동하며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수천만 년에 걸친 지각변동은 거대한 히말라야산맥을 형성했고, 해양 퇴적층의 일부는 오늘날 에베레스트 정상부에 자리하게 됐다.


따라서 에베레스트의 해양 화석은 과거 바닷물이 현재의 정상 높이까지 차올랐다는 의미가 아니다. 바다에서 만들어진 암석 자체가 대륙판의 충돌과 융기 과정을 거쳐 높은 산의 일부가 됐다는 뜻이다.


지구의 대륙과 바다는 움직인다


에베레스트의 화석은 지구 표면이 고정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지구의 가장 바깥쪽을 이루는 암석권은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판들은 매우 느린 속도로 이동한다. 판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멀어지는 과정에서 산맥과 해구가 형성되고 지형도 달라진다. 이러한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론이 판구조론이다.


에베레스트 정상부의 석회암은 판구조론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지질학적 사례 가운데 하나다. 과거 해양환경에서 만들어진 암석이 현재 세계 최고봉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대륙판의 이동과 충돌이 가져온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호주연합통신(AAP)은 에베레스트의 해양 화석이 과거 전 지구적 대홍수의 증거라는 일부 온라인 주장을 검증한 바 있다.


AAP가 인용한 지질학자들은 해양 화석이 높은 산에서 발견되는 이유가 바닷물이 산 정상을 덮었기 때문이 아니라, 해저에서 형성된 지층이 지각운동으로 융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에베레스트의 화석을 이해할 때 중요한 부분이다. 화석 자체는 과거의 해양환경을 보여주며, 현재의 높은 고도에 이르게 된 과정은 지층과 암석의 구조, 판의 이동 등 다양한 지질학적 자료를 통해 설명된다.


히말라야의 변화는 지금도 계속된다


히말라야산맥을 만들어낸 지각운동은 수천만 년이 지난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은 여전히 서로 밀어붙이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히말라야 지역의 지형 변화와 지진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산맥의 모습은 지각운동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비와 바람, 하천과 빙하 등에 의한 침식도 지형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지각이 융기하는 동시에 암석이 깎이고 이동하면서 산의 높이와 형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히말라야산맥이 현재도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순히 산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지역별 지각운동과 침식, 지진 등 여러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질학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암석의 종류와 나이, 화석의 분포, 지층의 배열 등을 분석한다. 에베레스트 정상부에 남아 있는 석회암도 히말라야가 형성된 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된다.


영국 BBC 사이언스 포커스 역시 2026년 2월 에베레스트의 해양 화석을 소개하며, 약 5000만 년 전부터 진행된 대륙판의 충돌과 히말라야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이러한 지질학적 증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봉에 새겨진 4억5000만 년의 지구 역사


오늘날 에베레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극한의 자연환경을 상징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정상부를 이루는 암석에는 인간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의 지구 환경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약 4억5000만 년 전 따뜻하고 얕은 바다에서 살아가던 생물들의 흔적이 지금은 해발 8,000m가 넘는 산에 남아 있다. 바닷속 퇴적물이 암석으로 굳어지고, 대륙판의 충돌로 융기해 거대한 산맥의 일부가 되기까지 지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모습을 바꿔왔다.


에베레스트의 해양 화석은 단순히 높은 산에서 발견된 특이한 자연물이 아니다. 지구의 대륙과 바다가 움직이고, 오늘날의 지형이 수억 년에 걸친 변화의 결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세계 최고봉의 암석 속에는 한때 그곳에 존재했던 고대 바다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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