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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접경지역, 규제·보상 넘어 한반도 평화경제 성장거점으로 전환해야”

  • 윤슬 기자
  • 입력 2026.11.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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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북부 군사·수도권·환경규제 중첩, 연천 92.6%·파주 87.6% 군사시설보호구역
  • 국제기구 유치·첨단산업·DMZ 생태관광 결합한 ‘국제평화도시’ 조성 제안
  • 경기·인천·강원 초광역 협력과 규제특례 도입 등 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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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국가안보를 위해 오랜 기간 각종 규제를 감내해 온 경기북부 접경지역을 단순한 지원과 보상의 대상이 아닌 한반도 평화경제와 국제협력을 이끄는 전략적 성장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5일 ‘접경지역 국제평화도시 실현을 위한 추진방안 연구’를 통해 군사·수도권·환경규제가 중첩된 접경지역의 구조적 발전 제약을 분석하고,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로 ‘국제평화도시’ 조성을 제안했다.


연구에 따르면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군사시설 보호와 수도권 개발 제한, 환경보전 등 복합적인 규제로 산업기반 확충과 정주환경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제약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경기도 내 군사시설보호구역의 약 82%가 경기북부에 집중돼 있다. 지역별로는 연천군 행정구역 면적의 92.6%, 파주시 87.6%, 김포시 70.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접경지역 지원을 위한 법률이 마련돼 있음에도 실제 규제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이나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등에 우선 적용되지 않아 지역개발 과정에서 중첩규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관광개발 등 지원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접경지역이 가진 입지와 생태·문화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기구·산업·생태관광 결합한 ‘국제평화도시’ 구상


경기연구원이 제안한 국제평화도시는 단순한 신도시 개발이나 특정 산업단지 조성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남북협력 기반 조성과 국제기구·국제 비정부기구(NGO) 유치, 지역특화 산업육성, 생태·문화관광 활성화, 규제특례를 하나의 정책체계로 결합하는 종합적인 지역발전 모델이다.


연구진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화협력 플랫폼 및 국제네트워크 구축, 지역특화 산업기반 확충, 규제특례 및 제도혁신, 초광역 협력체계 구축 등 4개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국제평화협력 관련 기관과 국제 NGO를 유치해 접경지역의 국제적 기능을 강화하고, 남북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태·문화자원을 협력의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남북 공동관리 협력 가능성이 제시됐다. 한탄강의 지질·생태자원을 공동으로 보전하고 활용하는 협력체계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산업 측면에서는 그린바이오와 스마트농업, 방위산업 등 지역 특성에 적합한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비무장지대(DMZ)의 생태·역사·문화자원도 중요한 성장 기반으로 꼽혔다. 기존의 안보관광 중심 접근을 넘어 생태교육, 국제회의, 문화콘텐츠, 평화관광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해 지역경제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접경지역의 환경보전 가치를 유지하면서 지역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할 수 있는 발전 방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개별 규제완화보다 ‘목적형 규제특례’ 필요


국제평화도시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진은 기존처럼 개별 사업마다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제평화도시 조성이라는 정책 목적에 맞춰 입지, 인허가, 재정 지원 등의 특례를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목적형 규제특례’ 도입을 제안했다.


국가안보와 환경보전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지역의 산업과 생활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규제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가 함께 참여하는 초광역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접경지역의 교통·물류, 생태환경, 관광, 재난대응, 남북협력은 개별 지방정부의 행정구역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인 만큼 광역자치단체 간 공동사업과 역할분담, 성과공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제화 방안으로는 단기적으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과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완하고, 중장기적으로 국제평화도시 지정과 지원체계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남북관계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독자적인 특별법 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평화도시 조성은 연구진이 제시한 정책 구상으로, 구체적인 사업 추진이나 국제기구 유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 사업화에는 관계 법령 정비와 중앙정부·지방정부 간 협의, 재원 확보 등이 선행돼야 한다.


조성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접경지역은 국가안보를 위해 장기간 특별한 희생을 감내했지만 중첩규제로 발전 기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단순한 지원과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경제를 준비하고 선도하는 전략적 성장거점으로 바라보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접경지역 정책의 중심을 규제에 따른 피해 보상에서 지역의 잠재력을 활용한 성장전략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평화협력과 산업육성, 생태환경 보전을 함께 추진하는 국제평화도시 구상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경기북부 접경지역의 발전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안보와 환경보전 원칙을 유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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