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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사상 첫 9천억 달러 돌파…반도체 호황에 연간 1조 달러 눈앞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11.0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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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수출 1천152억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93.7% 증가하며 두 달 연속 1천100억 달러 상회.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49%를 차지한 가운데 AI 수요 확대와 수출 구조 다변화 과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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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한국의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누적 9천억 달러를 돌파하며 연간 1조 달러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빠르게 증가한 데다 주요 품목과 시장에서도 수출이 늘면서 올해 한국 무역은 새로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11월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약 9천300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의 연간 누적 수출액이 9천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월 수출액은 1천152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7% 증가했다. 지난 9월 1천2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두 달 연속 1천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9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웃돈 데 이어 10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11월 중 연간 수출 1조 달러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누적 수출액을 기준으로 1조 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약 700억 달러다. 최근 두 달간의 수출 규모를 고려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은 높지만, 실제 달성 시점은 향후 수출 실적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 564억 달러…AI 산업 성장에 수요 확대


이번 수출 증가를 이끈 핵심 품목은 반도체다. 10월 반도체 수출액은 564억4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9.4% 증가했다. 두 달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체 수출액의 약 49%를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글로벌 AI 산업의 성장과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기술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 연산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늘고,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상승하면서 수출액 증가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월 29일 한국의 수출 증가세를 전망하면서 AI 관련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당시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전문가 9명은 10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9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실제 발표된 증가율은 이를 소폭 웃돌았다.


이러한 반도체 호황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는 가운데, 관련 산업의 생산과 설비투자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미국 수출 동반 증가…무역수지 425억 달러 흑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수출 증가세는 다른 주력 품목과 주요 수출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10월에는 20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했으며, 9개 주요 수출지역 중 7개 지역에서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었다. 대중국 수출액은 269억8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3.6% 증가했고, 대미국 수출은 249억 달러로 185.8% 늘었다. 두 나라에 대한 수출액은 약 518억8천만 달러로, 10월 전체 수출의 약 45%에 해당한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동시에 반도체와 전자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의 공급망이 연결된 국가들이다. 이번 실적은 주요 시장의 수요 변화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높은 수출 증가율을 해석할 때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적과 조업일수 차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10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많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수출 증가세를 판단할 때 일평균 수출과 품목별 실적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무역수지도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10월 수입액은 727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0%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 규모가 이를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425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400억 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하는 가운데 수출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점은 대외 교역 실적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무역흑자 확대가 곧바로 내수 회복이나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수출 호조의 효과가 국내 산업과 고용 전반으로 확산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간 1조 달러 가시권…반도체 의존도는 과제


한국 수출이 새로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앞으로의 변수로 꼽힌다. 10월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반도체가 차지한 만큼 글로벌 AI 투자 흐름이나 메모리 가격이 달라질 경우 한국의 수출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이러한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10월 27일 보도한 한국은행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축소할 경우 내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기존 전망보다 500억~1천억 달러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AI 투자 둔화를 가정한 분석으로, 실제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현재의 수출 호황이 글로벌 기술산업의 투자 확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자동차와 기계, 바이오,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의 수출 기반을 넓혀가는 일이 중요하다. 주요국의 보호무역정책과 공급망 재편 등 국제 통상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의 수출은 올해 9월까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고, 10월에는 누적 9천억 달러를 돌파하며 연간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AI 산업의 성장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특정 산업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남겼다. 앞으로는 수출 규모의 확대뿐 아니라 그 성과가 다양한 산업과 국내 경제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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