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정부, 퀘벡의 성곽부터 빅토리아 해변까지 도시별 고유한 매력 소개. 유엔의 ‘모두를 위한 적정 주거’ 메시지와 함께 도시의 문화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발전 조명.
오랜 세월을 간직한 성곽과 현대적인 고층건물, 가을빛으로 물든 강변과 바다가 펼쳐진 해변까지. 캐나다의 도시들은 저마다 다른 역사와 자연환경 속에서 고유한 풍경을 만들어왔다. 수백 년 전의 건축물이 오늘날의 일상과 어우러지고, 분주한 도심 가까이에서 숲과 강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캐나다 도시들이 지닌 매력이다.
캐나다 정부는 11월 1일 공식 엑스 계정을 통해 '세계 도시의 날(World Cities Day)'을 기념하며 자국 도시들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했다.
캐나다 정부는 퀘벡의 요새부터 빅토리아의 해변에 이르기까지 캐나다에는 국가의 역사와 정체성을 형성해 온 독특하고 역동적인 도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자신의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보고, 경험하거나 맛봐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물으며 각 지역의 자랑거리를 함께 나눠 달라고 제안했다.
게시물에는 가을 단풍으로 물든 강변과 도심 풍경, 화려한 야경 속에 우뚝 솟은 토론토 CN타워 등의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자연과 건축물, 오래된 역사와 현대적인 도시문화가 어우러진 캐나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오래된 성곽과 바다가 어우러진 도시, 퀘벡과 빅토리아
캐나다 동부의 퀘벡시는 북미에서도 유럽의 역사와 건축문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도시다. 17세기 프랑스 식민지 시대부터 형성된 구시가지에는 오래된 성곽과 석조 건물, 좁은 골목길이 남아 있어 도시 곳곳에서 지난 시간을 만날 수 있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1985년 퀘벡 구시가지 역사지구(Historic District of Old Québec)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북미에서 역사적인 성벽과 방어시설이 잘 보존된 대표적인 도시라는 점이 주요한 이유다.
캐나다 국립공원관리청(Parks Canada)에 따르면 퀘벡의 성곽은 1608년부터 1871년까지 발전해 온 방어체계의 일부로, 현재도 약 4.6㎞에 이르는 성벽과 요새, 군사시설 등이 남아 있다.
퀘벡의 매력은 오래된 건축물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이 생활하는 거리와 역사적인 건물, 관광객이 찾는 문화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과거의 유산이 오늘날의 도시생활 속에 살아 있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주도인 빅토리아는 또 다른 분위기를 지닌 도시다. 태평양 연안에 자리한 이곳은 바다와 정원, 항구와 역사적인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과 가까운 생활환경을 보여준다.
빅토리아 관광청은 역사적 건축물과 아름다운 정원, 원주민 문화,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문화 등을 도시의 주요 매력으로 소개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해안을 따라 산책하거나 문화시설을 둘러보고,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퀘벡이 오랜 역사를 간직한 성곽과 거리로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준다면, 빅토리아는 바다와 정원, 여유로운 해안 풍경을 통해 또 다른 캐나다의 모습을 전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발전해 왔지만, 두 도시 모두 오랫동안 쌓아온 역사와 자연환경을 지역의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을빛 강변에서 토론토의 야경까지…자연과 도시의 공존
캐나다 정부가 공개한 사진에서는 자연환경과 현대적인 도시경관이 어우러진 모습도 눈길을 끈다.
가을 단풍으로 물든 강변을 따라 도심의 건물들이 이어지고, 물 위에는 주변 풍경이 고스란히 비친다. 강과 숲, 공원은 도시의 풍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요소이면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기도 하다.
캐나다의 여러 도시는 강변과 해안, 녹지공간을 공원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으로 연결해 시민들이 자연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은 도시의 생태환경을 유지하고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론토의 야경은 이와는 또 다른 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는 고층건물과 상업시설, 문화공간이 밀집한 경제·문화 중심지다. 도심에 우뚝 솟은 CN타워는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로, 현대적인 토론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토론토에는 고층건물과 분주한 거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 안에는 대규모 자연보호구역도 자리하고 있다. 캐나다 국립공원관리청이 관리하는 루지 국립도시공원(Rouge National Urban Park)은 대도시에서도 숲과 하천, 다양한 생태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대적인 도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도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다. 토론토의 도시공원은 자연보호와 도시생활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세계 도시의 날, 도시의 성장만큼 중요한 시민의 삶
캐나다 정부가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 '세계 도시의 날'은 유엔이 지정한 국제기념일로, 매년 10월 31일을 기념한다. 세계 각국이 도시화 과정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함께 살펴보고, 보다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유엔은 2026년 세계 도시의 날 주제를 '도시의 재생: 모두를 위한 적정 주거(Regenerating the City: Adequate Housing for All)'로 정했다. 올해 공식 기념행사는 중국 푸저우에서 열렸으며, 도시재생과 주거환경 개선, 주민들의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유엔 인간정주계획(UN-Habitat)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최대 34억 명이 적절한 주거환경과 안정적인 거주권, 기본서비스 이용 또는 감당할 수 있는 주거비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가 성장하고 새로운 건물과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발전의 한 모습이지만, 그 과정에서 주거비가 상승하거나 기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면 도시의 변화가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세계 도시의 날이 도시재생과 주거 문제에 주목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낡은 건물과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공공공간과 생활서비스를 확충하며, 도시 발전의 혜택을 지역사회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도시의 진정한 매력은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도시의 가치는 건물의 높이나 경제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래된 골목과 지역의 음식, 자연환경과 문화예술, 주민들이 이어온 생활방식 역시 도시를 특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캐나다 정부가 시민들에게 자신의 도시에서 꼭 경험해야 할 것을 물은 것도 각 지역이 지닌 고유한 매력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볼 수 있다.
퀘벡의 성곽은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빅토리아의 해변은 자연과 가까운 생활환경을 전한다. 토론토의 고층건물과 도시공원에서는 현대적인 도시의 활력과 자연환경이 함께 존재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풍경과 풍부한 관광자원만으로 살기 좋은 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과 편리한 교통,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번 세계 도시의 날을 맞아 캐나다 정부가 소개한 도시의 다양한 풍경은 각 지역이 오랫동안 지켜온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도시가 지닌 고유한 모습을 보존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발전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나은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일.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는 이러한 균형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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