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여권은 국왕 명의로 발급, 여권 면제가 모든 국가의 무조건적인 입국 허용 의미하지는 않아
해외여행을 떠날 때 반드시 챙겨야 하는 서류 중 하나가 여권이다. 그러나 영국 찰스 3세 국왕은 여권을 소지하지 않고도 해외를 방문할 수 있다. 영국 왕실의 오랜 관례에 따라 국왕에게는 일반 국민과 다른 여권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역사·교양 콘텐츠를 소개하는 X계정 ‘Fascinating History’는 29일 “찰스 3세 국왕은 여권 없이 합법적으로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단 세 사람 중 한 명”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그렇다면 영국 국왕에게 여권이 필요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왕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국 국왕은 해외를 방문할 때 영국 여권을 소지할 필요가 없다. 영국 여권 자체가 국왕의 명의로 발급되기 때문이다.
영국 여권에는 국왕의 이름으로 여권 소지자의 자유로운 통행과 필요한 보호 및 지원을 요청하는 문구가 담겨 있다. 여권을 발급하는 국가 권위의 상징이 국왕인 만큼 국왕 자신이 별도의 여권을 발급받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관례는 찰스 3세 국왕 이전에도 적용됐다. 2022년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역시 재위 기간 해외를 방문할 때 영국 여권을 소지하지 않았다.
다만 이 특례가 영국 왕실 구성원 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 왕실은 카밀라 왕비와 윌리엄 왕세자를 비롯한 다른 왕실 구성원들은 모두 여권을 소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영국 국왕과 함께 여권 없이 해외를 방문하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일본의 나루히토 천황과 마사코 황후가 꼽힌다.
일본에서는 천황과 황후의 특수한 지위를 고려해 일반 여권을 발급하지 않는 관례가 유지되고 있다. 왕실 전문매체 로열센트럴(Royal Central)에 따르면 이러한 관행은 1971년 일본 외무성의 판단에서 비롯됐으며, 현재의 천황 부부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국왕과 일본 천황 부부는 일반적인 여권 발급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외를 방문하는 세 인물로 자주 소개된다.
그러나 여권을 소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세계 모든 국가에 아무런 제한 없이 입국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각국은 독자적인 출입국 법률과 입국 요건을 적용하며, 국가원수의 해외 방문 역시 해당 국가와의 외교적 협의 및 필요한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이들이 여권 없이 해외를 방문할 수 있는 것은 특별한 외교적 관례에 따른 것이지, 모든 국가의 출입국 규정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뜻은 아니다.
영국 국왕의 여권 면제는 영국 입헌군주제의 역사와 국가원수의 법적 지위를 보여주는 사례다. 오늘날 여권은 개인의 국적과 신원을 증명하는 국제 여행문서이지만, 영국에서는 여전히 국왕의 이름으로 발급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찰스 3세 국왕이 여권 없이 해외를 방문할 수 있다는 사실은 현대의 국제여행 제도 속에 남아 있는 왕실의 역사적 관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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