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완성된 사물이 아니라 생성되는 사건이다”
『QIOSMOSIS』와 『Art in the Field of Becoming』…존재론에서 현대미술의 현장까지
철학자이자 미술비평가인 홍가이(Giro-kai Hong)가 ‘기오스모시스(Qiosmosis)’ 사상을 존재론과 예술비평의 두 방향에서 펼쳐 보이는 영문 저서 두 권을 출간했다.
『QIOSMOSIS: A New Ontology of Art, Reality and Civilization』과 『Art in the Field of Becoming: A Qiosmosic Ontology of Form, Resonance, and Civilization』이다.
두 책은 같은 내용을 되풀이하는 이론서가 아니라, 기오스모시스라는 새로운 존재론과 예술론을 서로 다른 층위에서 탐구하는 동반 저서(companion volumes)다.
『QIOSMOSIS』가 “현실과 존재는 어떻게 생겨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룬다면, 『Art in the Field of Becoming』은 “예술작품에서 형식과 의미, 감각과 공명은 어떻게 출현하는가”를 구체적으로 탐색한다.
사물에서 관계로, 재현에서 생성으로
『QIOSMOSIS』에서 홍가이는 현실을 고정된 사물들의 집합으로 바라보는 전통적인 존재론에서 벗어난다. 세계는 독립된 실체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관계와 과정, 공명과 생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장(field)이라는 것이 그의 관점이다.
사물과 형상은 처음부터 완성된 실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잠정적인 일관성과 응집성을 획득할 때 비로소 하나의 현실로 나타난다. 인간의 몸과 의식, 예술작품과 사회, 문명 역시 이러한 관계적 생성 과정에서 예외가 아니다.
저자는 이처럼 역동적인 관계의 장에서 새로운 질서와 응집성이 출현하는 과정을 ‘기오스모시스’라고 부른다.
『QIOSMOSIS』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양자물리학과 지각론, 철학과 미학, 문명비평을 가로지르며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며 다시 변화하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에서 예술은 존재론의 부수적인 사례가 아니다. 현실이 성립하고 변화하는 원리를 가장 민감하고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핵심적인 인식의 장소다.
작품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기오스모시스
『Art in the Field of Becoming』은 『QIOSMOSIS』에서 제시한 존재론적 사유를 실제 예술작품과 미술사의 현장으로 확장한다.
이 책은 미술사를 시대와 양식의 고정된 연속으로 보지 않는다. 형상과 감각, 물질과 정신, 신체와 환경 사이에서 새로운 질서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역동적인 장으로 다시 읽는다.
작품 또한 이미 완성된 의미를 전달하는 고립된 물체가 아니다. 물질적 표면과 공간, 작가와 관람자의 몸, 기억과 역사적 배경이 서로 만나면서 새로운 감각과 의미를 만들어 내는 사건이다.
『QIOSMOSIS』가 “형상은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묻는다면, 『Art in the Field of Becoming』은 “개별 작품에서 형상은 어떤 과정을 거쳐 출현하는가”라고 묻는다.
그 과정에서 붓질과 색면, 조각의 질량, 비어 있는 공간과 신체의 움직임, 반복되는 선, 물질의 저항과 관람자의 지각이 어떻게 하나의 공명과 형식을 이루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한국과 서구 현대미술을 하나의 사유 공간으로
두 책은 서구 중심의 현대미술사 서술을 넘어서는 비평적 관점을 공유한다. 홍가이는 ‘미켈란젤로, 마크 로스코, 콘스탄틴 브랑쿠시, 잭슨 폴록, 프랜시스 베이컨’ 등 서구미술의 주요 작가들을 새롭게 해석하는 한편, ‘윤형근, 곽인식, 김택상, 김영원, 최인수, 권순철’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기오스모시스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한국미술에 내재한 기(氣)와 공명, 신체성, 여백과 생성의 전통은 서구미학을 보완하는 주변적 요소가 아니라, 현대미술과 현실의 본질을 새롭게 이해하게 하는 독자적인 철학적 자원으로 제시된다.
이를 통해 두 책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 예술과 철학 사이에 놓인 익숙한 경계를 허문다.
인공지능 시대에 다시 묻는 ‘보는 능력’
두 저서의 문제의식은 기술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각과 사고를 빠르고 평면적으로 재편하는 오늘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QIOSMOSIS』는 아직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것 앞에 머물며 변화의 징후를 감지하는 능력의 회복을 강조한다. 『Art in the Field of Becoming』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실제 예술 경험의 차원에서 구체화한다.
"예술작품을 본다는 것은,
이미 주어진 이미지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일이 아니다. 작품과 관람자의 만남 속에서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감각과 의미가 생겨나도록 참여하는 행위다.“
두 책이 독자에게 요청하는 것도 이와 같다. 대상을 소유하거나 분류하기에 앞서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바라보고, 완성된 의미를 찾기보다 의미가 생겨나는 과정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기오스모시스는 하나의 새로운 미학 용어에 머물지 않는다. 세계를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고 붕괴하며 다시 조율되는 관계의 장으로 바라보려는 사유의 전환이다.
『QIOSMOSIS』가 그 전환을 위한 개념의 지도를 그린다면, 『Art in the Field of Becoming』은 그 지도 위에서 실제 작품들과 함께 걷는다. 두 책은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지만, 함께 읽을 때 홍가이의 기오스모시스 신예술론이 지닌 전체적인 규모와 지향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두 저서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현실이 완성된 사물들의 세계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형성되는 생성의 장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홍가이는 이 질문에 닫힌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예술을 통해 아직 출현하지 않은 가능성을 감지하고, 인간과 기술·기억·생명 세계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독자를 초대한다.

저자 소개
홍가이(Giro-kai Hong)는 이론물리학과 언어철학, 미학과 현대미술비평을 아우르는 학자이자 저술가다. MIT에서 학제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프린스턴대학교와 MIT, 메릴랜드대학교 유럽분교 등에서 강의했다. 이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언어와 예술철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기오스모시스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주요 저서로 『기오스모시스 신예술론』, 『QIOSMOSIS: A New Ontology of Art, Reality and Civilization』, 『Art in the Field of Becoming』, 『Physics of Becoming』, 『The Qiosmosic Turn』 등이 있다.
도서 정보
『QIOSMOSIS: A New Ontology of Art, Reality and Civilization』
• 저자: Giro-kai Hong
• 분야: 철학·미학·현대미술·문명론
• 형태: 페이퍼백·Kindle 전자책
『Art in the Field of Becoming: A Qiosmosic Ontology of Form, Resonance, and Civilization』
• 저자: Giro-kai Hong
• 분야: 현대미술비평·비교미학·예술철학
• 분량: 약 600쪽
• 형태: 페이퍼백·Kindle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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