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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새를 관찰해 ‘날갯짓 비행’을 설계하다…500년 앞선 비행역학의 도전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8.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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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나르도 다빈치, 새를 관찰해 ‘날갯짓 비행’을 설계한 스케치 [사진=Physics in History X]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세기 후반 새의 날갯짓을 모방한 비행장치를 설계하고, 이를 실제 기계적 움직임으로 구현하려 했던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Physics In History는 22일 X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행기계 설계도와 함께 “1480년대 후반 다빈치는 새에서 영감을 받아 날갯짓하는 기계를 설계했다”며 당시 설계가 단순한 공상적 비행기계가 아니라 비행을 기계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였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다빈치의 비행 연구는 오늘날 남아 있는 여러 수기와 도면을 통해 확인된다. 레오나르도 박물관(Museo Leonardiano)에 따르면 다빈치는 1480년대 후반 인간의 힘만으로 새처럼 날개를 움직이는 비행기계를 구상했다. 조종사가 발판을 밟으면 줄과 도르래가 작동하면서 양쪽 날개가 위아래로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특히 이 장치는 단순히 커다란 날개를 사람의 팔이나 다리에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다빈치는 날개의 움직임을 여러 관절과 연결하고, 줄과 도르래를 이용해 날개의 상승과 하강 과정에서 형태가 달라지도록 구상했다. 날개가 올라갈 때는 공기의 저항을 줄이도록 세워지고, 내려갈 때는 공기를 밀어내도록 넓게 펼쳐지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설계는 다빈치가 새의 비행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모방한 것이 아니라 힘과 운동, 균형, 공기 저항이라는 역학적 문제로 바라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다빈치의 비행 연구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그의 대표적인 비행 관련 기록 가운데 하나인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Codex on the Flight of Birds)’는 약 1505년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의 날개와 꼬리를 각각 쐐기와 방향타에 비교하고 공기 흐름과 바람, 무게중심과 평형 등을 분석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도 다빈치가 1480년대와 1490년대에 조종사가 엎드리거나 서 있는 형태, 팔이나 다리를 사용하는 형태 등 다양한 인간 동력 비행장치를 구상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인간의 근력과 지구력만으로 새처럼 큰 날개를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다빈치가 설계한 날갯짓 비행기가 실제로 하늘을 날았다는 증거는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역시 다빈치가 남긴 비행 관련 도면은 많지만 그가 설계한 비행기계가 실제 제작돼 비행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비행에 실패했느냐가 아니라 비행이라는 자연현상을 기계적 원리로 설명하고 재현하려 했다는 점이다.


다빈치가 남긴 ‘날갯짓 날개 연구’ 가운데 하나는 현재 레오나르도 박물관에서 모형으로 재현돼 있다. 이 설계는 새와 박쥐의 날개 구조를 참고해 여러 개의 움직이는 부분을 연결하고, 줄과 도르래 및 스프링을 이용해 날개의 관절 운동을 구현하도록 구성돼 있다.


다빈치는 결국 인간의 힘만으로 날갯짓 비행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후 그의 연구는 단순한 날갯짓 방식에서 벗어나 바람과 상승기류를 이용하는 활공 방식으로 발전했다. 레오나르도 박물관은 다빈치가 날갯짓 비행의 한계를 인식한 뒤 활공과 상승비행에 관심을 돌렸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22일 공개된 Physics In History의 게시물은 단순히 ‘다빈치가 비행기를 발명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한 예술가이자 발명가가 새의 비행을 관찰하고 이를 힘과 운동의 관계로 분석한 뒤, 인간의 동력으로 재현할 수 있는 기계로 바꾸려 했던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오늘날 항공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다빈치의 초기 날갯짓 기계에는 인간의 동력 한계라는 명확한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새의 구조와 운동을 관찰하고, 날개의 관절과 힘의 전달을 도르래·줄·레버 등의 기계장치로 연결하며, 공기와 날개의 상호작용을 고민했다는 점에서 그의 연구는 당시의 기술 수준을 크게 앞선 시도였다.


500여 년 전 다빈치가 남긴 수많은 스케치는 인간이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단순히 날개를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힘·무게·공기·균형·운동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탐구한 초기 비행역학의 기록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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