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 페루서 첫 표본 채집, 1979년 야생서 다시 확인, 서부 아마존 일부 지역에 제한적 분포
- 대나무 숲과 밀접한 Poecilotriccus albifacies, 개체 표지 후 자연으로 돌려보내
연구자의 손안에 작은 새 한 마리가 들어와 있다. 붉은빛이 감도는 머리와 올리브색 등, 몸집에 비해 또렷한 눈을 가진 이 새는 남미 서부 아마존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발견되는 흰뺨토디딱딱이,포에실로트리쿠스 알비파시스(White-cheeked Tody-Flycatcher, Poecilotriccus albifacies)이다.
야생동물 연구자이자 사진가인 Nick Volpe는 15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이 종의 암컷을 포획해 조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연구를 위해 개체에 표지를 부착한 뒤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Volpe는 이번 사진을 “암컷 흰뺨토디딱딱이(White-cheeked Tody-Flycatcher)를 손에 들고 촬영한 최초의 사진”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현재 공개된 학술자료와 조류 기록만으로 실제 최초인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이는 연구자 본인의 설명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1950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작은 새
이 종이 처음 과학적으로 알려진 것은 1950년이다.
최초 표본은 페루 남동부 마드레데디오스(Madre de Dios) 지역에서 채집됐으며, 미국 조류학자 에밋 리드 블레이크(Emmet Reid Blake)가 이를 토대로 1959년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당시에는 토디로스트룸 알비파시스(Todirostrum albifacies)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 분류학적 변경을 거쳐 현재의 포에실로트리쿠스 알비파시스(Poecilotriccus albifacies)가 됐다.
첫 표본이 발견된 뒤에는 오랫동안 야생에서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다시 관찰된 것은 1979년 8월 19일이었다.
미국 조류학자 시어도어 A. 파커 3세(Theodore A. Parker III)가 페루 마드레데디오스의 탐보파타 지역에서 이 새를 찾아냈다. 최초 표본 채집으로부터 약 29년이 지난 뒤였다. 이후 행동과 울음소리 등 이 종의 생태를 파악하기 위한 관찰도 조금씩 이어졌다.
Volpe가 이번 게시물에서 “1950년 발견된 뒤 30년 동안 과학자들에게서 사라졌던 종”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러한 발견의 역사를 가리킨다.
아마존에서도 특정 대나무 숲을 찾는다
오랫동안 관찰 기록이 드물었던 배경에는 이 새의 독특한 서식 특성이 있다.
현재 알려진 분포지역은 페루 남동부 마드레데디오스와 쿠스코, 볼리비아 북부 판도(Pando), 브라질 서부 아크리(Acre) 등 서부 아마존 일부 지역이다.
특히 과두아(Guadua)속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는 숲과 강 주변 대나무 군락에서 주로 발견된다. 넓은 아마존 전역에 고르게 분포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특정 환경을 따라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브라질에서도 오랫동안 기록이 많지 않았다. 2009년 아크리주 히우브랑쿠(Rio Branco)에서 수컷이 촬영되면서 이 종의 브라질 내 최초 사진 증거 가운데 하나가 확보됐다.
관련 연구에서는 대나무 숲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음에도 개체를 쉽게 발견하지 못한 사례가 보고됐다. 단순히 몸집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포가 고르지 않다는 것이다.
몸길이 10㎝도 안 되는 작은 새
흰뺨토디딱딱이(White-cheeked Tody-Flycatcher)는 몸길이가 약 9.5㎝, 무게가 8g 안팎에 불과한 작은 새다. 주로 곤충을 먹으며 대나무가 우거진 숲의 낮은 곳에서 쌍으로 움직이거나 다른 소형 조류와 함께 먹이를 찾기도 한다.
수컷과 암컷은 깃털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수컷은 얼굴의 흰색과 검은색 무늬가 비교적 뚜렷한 반면, 암컷은 얼굴과 목 주변의 색이 더 어둡고 머리에는 적갈색이 두드러진다. Volpe가 이번에 공개한 개체는 암컷이다.
희귀하게 관찰되는 종이지만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관심대상(Least Concern)’으로 평가돼 있다. 관찰하기 어렵거나 분포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곧바로 멸종위기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특정 대나무 서식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서식환경의 변화와 개체 분포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종이다.
작은 다리의 표지가 알려주는 것
이번 조사에서 연구진은 포획한 개체에 조류 표지(banding)를 한 뒤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조류 표지는 새의 다리에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작은 표지를 부착하는 연구 방법이다. 이후 같은 새가 다시 포획되거나 관찰되면 처음 발견된 장소와 시기 등을 비교해 이동 경로와 생존, 수명, 개체군 변화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관찰 기회가 많지 않은 종일수록 이러한 개체 단위의 기록은 중요하다. 한 번의 발견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서식 범위와 이동, 생존 정보를 장기간에 걸쳐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50년 페루에서 처음 표본이 채집된 뒤 약 29년 동안 야생 관찰 기록이 이어지지 않았던 작은 새는 이후 페루를 넘어 볼리비아와 브라질에서도 확인됐다. 그러나 지금도 서부 아마존의 특정 대나무 숲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에 포착된 암컷 한 마리 역시 사진 한 장으로 끝나는 기록은 아니다. 표지를 달고 다시 숲으로 돌아간 이 작은 새의 기록은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종의 분포와 생태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 자료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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