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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과 숨 사이, 그 소리/윤재훈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2.08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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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이 지나간다   

 나무의 속살을 건드리며  

보이지 않는 손이  

산의 숨을 고른다  


수천 년을 건너온 소리 하나가

뼈처럼 마른 대나무 속을 지나

시간을 울린다  


소리는 곧 천지의 그림자

어디선가 불려온 가락 하나가  

세상과 한 치 떨어져  

숨과 숨 사이에 걸쳐있다  


악보에도 없는 소리  

조율도 거치지 않는 소리   

오래 참아온 바람결에 얹혀  

침묵 속으로 흘러간다  


마른 댓속을 흘러나온 소리 

산의 주름을 더 깊게 만들고

사라진 왕조와

돌아오지 않은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이내 사람마저 사라지고  

소리만 흘러나오는 자리  

소리마저 홀연히

사라져 버린 자리  


솔바람이 다시 스친다

나무의 속살을 건드리며

보이지 않는 손 하나가

산의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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