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국면 속에서 실물경제 회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단순한 재정 확대가 아니라 시장에 돈이 흐르게 만들어 소비와 투자, 생산이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지금은 돈이 안 돌아서 문제인 사회”라며 “투자를 통해 경제가 순환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과 내년도 예산 편성 역시 이러한 방향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물가 불안, 소비 둔화 우려가 겹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정부는 이미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에 착수하며 국민 70%를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민생과 내수 회복을 위한 추가 재정 정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실물경제 회복의 핵심으로 ‘시장 유동성’을 언급했다. 국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이 시장에서 돈이 돌지 않는 데 있다고 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소비와 투자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경제 전체의 흐름을 다시 움직이게 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그는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례를 언급하며 “소비쿠폰 100만 원당 약 43만 원의 추가 경제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 재정 정책이 실제 소비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 지출이 경기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가채무를 이유로 한 긴축재정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객관적 사실과 달리 긴축만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며 “민생의 고통을 방관하라는 무책임한 주장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실질 국가채무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0% 수준이라며 주요국과 비교해 재정 건전성이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특히 “절약이 미덕이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소비가 경제를 살리는 시대”라는 발언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돈을 시장에 공급해 소비를 늘리고, 이를 통해 기업 투자와 고용 확대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현재 경제정책의 핵심 방향이라는 의미다.
경제계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정부가 경기 방어를 위해 보다 확실한 확장 재정 기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전쟁 이후 이어질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산업 재편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정부가 단기 경기 대응을 넘어 산업 투자와 내수 진작을 동시에 추진하려 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아무 때나 막 쓰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정부가 먼저 움직여 경제 순환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재정 건전성과 성장 회복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되, 현 시점에서는 실물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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