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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80년 동맹의 ‘안보 공백’ 우려 커진다

  • 윤슬 기자
  • 입력 2026.08.17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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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The White Hous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한미동맹의 군사적 대비태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와 훈련 비용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한미동맹의 핵심인 연합방위태세가 대북 협상이나 미국의 비용 부담 논리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이 한국과 실시해 온 연합 군사훈련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이 비용이 많이 들고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하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한미 연합훈련이 단순한 군사훈련을 넘어 한미동맹의 실질적인 군사적 기반이라는 점이다. 한미 양국 군은 정기적인 연합훈련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국지도발, 사이버 공격, 무인기 침투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공동 대응 능력을 점검해 왔다. 훈련 과정에서 지휘체계를 맞추고 실제 병력과 장비의 운용 능력을 확인하는 것은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전력이 즉각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절차다.


따라서 훈련 규모가 반복적으로 축소될 경우 단순히 훈련 횟수나 참가 병력의 감소에 그치지 않고 한미 군 당국 간 상호운용성과 현장 대응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실제 전쟁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각국 군의 개별적인 능력뿐 아니라 서로 다른 지휘체계와 전력을 하나의 작전 체계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결정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사라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실전 경험과 군사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동맹의 억제력은 실제 군사력뿐 아니라 미국이 유사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얼마나 신속하고 일관되게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신뢰에서도 나온다. 정기적인 연합훈련은 북한에 대한 억제 메시지인 동시에 한국 국민과 동맹국에 미국의 방위공약이 실제 군사적 준비태세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훈련 축소를 설명하면서 ‘비용’과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함께 언급한 것은 한국 입장에서 민감한 대목이다. 한미동맹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과 한국 방어라는 공동의 전략적 목표보다 미국의 비용 부담이나 대통령 개인의 대북 외교 구상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는 인상을 줄 경우 동맹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합훈련의 규모와 방식은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그동안 북한과의 외교적 상황과 군사적 필요성 등을 고려해 훈련의 규모와 방식을 여러 차례 변경해 왔다. 문제는 이러한 조정이 한미 간 충분한 협의와 군사적 필요성에 따라 이뤄지는지 여부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지시를 통해 훈련 축소가 먼저 제시될 경우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미동맹은 상호방위조약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제 군사적 억제력은 양국 군의 지속적인 협력과 훈련을 통해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UFS는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만큼 실제 훈련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향후 한미 군 당국의 협의 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현재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글만으로는 어떤 훈련을 어느 수준까지 축소하라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실제 군사적 변화와 정치적 발언을 구분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안은 한미동맹의 또 다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미국과 오랜 기간 안보협력을 이어오면서 주한미군 주둔과 연합방위체계를 기반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왔다. 동시에 한국군 역시 국방력 강화와 방위비 분담 등을 통해 동맹의 책임을 확대해 왔다. 이런 구조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모습이 반복될 경우 동맹의 역할과 책임 분담에 대한 새로운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와 관련해 미국의 이란 비핵화 노력에 한국이 동참할 의향을 물었지만 한국 측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맥락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한미동맹을 둘러싼 안보 협력과 미국의 글로벌 전략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앞으로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미동맹은 단순한 군사협력을 넘어 경제·기술·외교·안보를 포괄하는 전략적 관계로 확대돼 왔다. 그러나 동맹의 신뢰는 선언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과 상호 확신을 통해 만들어진다.


결국 이번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는 한 차례의 훈련 규모 조정 문제를 넘어 한미동맹의 미래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과의 대화와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훈련 조정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억제력이 약화되거나 동맹국인 한국이 안보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80년에 가까운 한미동맹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외교와 한국의 안보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합훈련 축소가 실제 군사적 대비태세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미 양국이 충분한 협의와 검증을 거쳐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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