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 순방에 나서면서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벨기에와 이탈리아, 교황청, 프랑스를 잇는 이번 순방은 단순한 정상회담 일정을 넘어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는 공급망 재편과 안보 환경 변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 경쟁 심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전통적인 동맹과 협력 관계를 넘어 다양한 국가 및 국제기구와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유럽 순방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외교적 행보로 평가된다.
첫 방문지인 벨기에에서는 유럽연합(EU) 지도부와의 연쇄 회담이 예정돼 있다. EU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시장인 동시에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공급망 안정화 등 글로벌 현안을 주도하는 핵심 파트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뿐 아니라 안보와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이어지는 이탈리아 국빈 방문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제조업과 첨단기술, 문화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양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경제 행사와 문화 교류 일정은 정부 간 협력을 넘어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하는 의미를 갖는다.
교황청 방문 역시 상징성이 크다. 국제사회가 전쟁과 갈등, 분열의 문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는 외교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과의 만남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국제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할 예정이다.
순방의 마지막 일정인 프랑스 G7 정상회의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청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하며 주요 글로벌 현안 논의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AI와 디지털 기술, 지속가능한 성장, 국제경제 안정 등 미래 의제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순방을 두고 한국이 '참여하는 국가'를 넘어 '의제를 제안하는 국가'로 역할을 확대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다양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유럽과의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려는 한국의 외교적 의지가 이번 순방을 통해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이번 유럽 순방은 개별 국가와의 관계 발전을 넘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경제와 안보, 기술과 문화, 평화와 연대를 아우르는 다층적 외교를 통해 한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넓혀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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