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개 국가·지역 1990~2023년 이주 데이터 구축…전쟁·기후위기·경제 충격에 따른 인구 이동 변화까지 한눈에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이 지난 수십 년간의 세계 인구 이동 흐름을 가장 정밀하게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국제이주 통계의 한계를 극복해 국가 간 연간 이동 규모를 고해상도로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난민 발생과 노동력 이동, 기후변화에 따른 인구 이동을 예측하는 새로운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딥러닝을 활용한 인류 이주 40년(Deep learning four decades of human migration)' 논문에서 딥러닝 기반 모델을 이용해 230개 국가·지역의 연간 국제이주 데이터를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각국 정부의 공식 이주 통계, 인구조사 자료, 국가별 순이주 자료, 기존 이주 데이터 등을 하나의 통합 데이터셋으로 결합한 뒤, 순환신경망(RNN)을 포함한 딥러닝 기법을 적용해 국가 간 이동 흐름을 추정했다. 그 결과 기존 통계보다 시간적·공간적으로 훨씬 세밀한 국제이주 지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연간 국제이주 규모 크게 증가
분석 결과 세계 연간 국제이주 규모는 2000년 약 1,300만 명 수준에서 2023년 약 3,5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세계 인구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로, 1인당 국제 이동성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는 국제이주가 경제 성장뿐 아니라 전쟁과 내전, 정치적 불안정, 환경 재난,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급격하게 변화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특정 지역의 분쟁이나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인접 국가뿐 아니라 다른 대륙으로까지 이동 경로가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 데이터에서 확인됐다.
AI가 '보이지 않던 이동'까지 추적
연구진은 이번 모델이 기존 국제기구나 국가 통계에서 누락되거나 집계가 어려웠던 이주 흐름까지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특히 통계가 부족한 국가나 장기간 자료가 없는 지역에서도 AI가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해 이동 규모를 추정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글로벌 인구 이동 지도를 제시했다.
새롭게 구축된 데이터는 국가 간 이동뿐 아니라 연도별 변화까지 연속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정책 활용 가능성도 높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노동력 수급 전망, 난민 지원 정책, 도시계획, 보건의료 서비스, 교육 수요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회과학 연구에 AI 활용의 새로운 이정표
이번 연구는 딥러닝을 사회과학 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국제이주 연구는 국가별 통계의 불완전성과 조사 방식 차이로 인해 장기적인 비교 분석에 한계가 있었지만, AI를 활용한 통합 분석으로 이러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국제이주 데이터는 세계 인구 이동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미래 변화를 예측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기후위기와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시대에 정책 결정자들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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