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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무형유산은 사람들이 지켜갈 때 살아 있다”…세대를 잇는 문화의 가치 강조

  • 이미선 기자
  • 입력 2026.10.1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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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네스코, 17일 ‘국제 무형문화유산의 날’ 맞아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 중요성 조명
  • 전통지식·공예·음식문화·의례·공연예술 등 공동체의 삶 속에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유산
  • 문화 전승자부터 시민사회·교육기관·정부까지 협력, 세대와 문화를 연결하는 공동의 노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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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17일 ‘국제 무형문화유산의 날’ 맞아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 중요성 조명 [사진=유네스코]

 

문화유산은 오래된 건축물이나 박물관에 보관된 유물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일상에서 이어지는 전통과 지식, 노래와 춤, 음식과 의례에도 오랜 세월 축적된 문화의 기억이 담겨 있다. 이러한 유산은 누군가가 배우고 실천하며 다음 세대에 전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이어간다.


유네스코(UNESCO)는 17일(현지시간) 공식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국제 무형문화유산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을 기념하며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유네스코는 이날 게시물에서 “살아 있는 유산은 사람들이 그것을 살아 있게 지키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무형문화유산은 단순히 과거의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직접 실천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면서 이어지는 문화라는 의미다.


특히 유네스코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통문화의 보유자와 실천자, 시민사회단체, 문화·학술기관, 국가 및 지방정부가 함께 무형유산을 보호하고 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유산'


무형문화유산은 눈에 보이는 건축물이나 유적과 달리 사람들의 지식과 기술, 표현과 실천을 통해 이어지는 문화유산이다.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전통지식과 공예기술, 음식문화, 의례와 축제, 공연예술, 사회적 관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공동체가 오랜 시간 형성해 온 생활 방식과 가치관이 다양한 문화적 표현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유산을 '살아 있는 유산(Living Heritage)'이라고 부른다.


무형유산의 가치는 오래됐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천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이어가면서 공동체의 문화로 유지된다는 점에 있다.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전통음식은 단순한 조리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누구와 함께 만들며, 어떤 날에 나누어 먹는지에 따라 그 지역의 역사와 자연환경, 공동체의 관계가 함께 담긴다.


전통공예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의 물건을 만드는 기술에는 오랜 경험과 지역의 자원 활용 방식, 세대를 거쳐 축적된 지식이 담겨 있다.


이러한 문화는 기록으로 남기는 일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배우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


세대를 이어주는 문화…공동체의 소속감과 정체성 형성


유네스코가 이번 게시물에서 강조한 또 하나의 가치는 무형문화유산이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연속성과 소속감이다.


유네스코는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전통과 관습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노래와 춤, 축제와 의례는 공동체의 기억을 공유하는 통로가 된다. 어른들이 알고 있는 기술과 이야기를 젊은 세대가 배우는 과정에서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형성된다.


무형문화유산이 공동체의 정체성과 깊이 연결되는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이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환경과 생활 방식이 달라지면 전통을 실천하는 방법도 변화할 수 있다.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무형문화유산 보호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고정하는 일과는 다르다. 공동체가 자신들의 문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전통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의미를 잃지 않고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다.


문화 보유자부터 지방정부까지…함께 지켜야 할 유산


무형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유네스코는 이번 게시물에서 전통의 보유자와 실천자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문화기관, 학술기관, 국가 및 지방정부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무형문화유산의 중심에는 실제로 그 문화를 실천하고 전승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통기술을 보유한 장인이나 공연예술을 이어가는 예술가, 지역의 의례와 축제를 지속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과 전승의 기회를 마련하고, 문화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일은 사회 전체의 과제이기도 하다.


학교와 문화기관은 젊은 세대가 전통문화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학술기관은 관련 지식과 역사를 연구하고 기록하며, 시민사회단체는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문화 전승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정부 역시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무형문화유산 보호에서 중요한 것은 전통을 실제로 이어가는 공동체의 참여와 의사를 존중하는 일이다. 외부의 지원이 문화의 본래 의미를 훼손하거나 공동체의 자율성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의 무형유산도 세계와 연결되는 살아 있는 문화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는 한국의 전통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판소리와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등은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어져 온 대표적인 무형유산이다.


판소리는 소리꾼과 고수가 함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연예술이며, 아리랑은 지역과 세대를 넘어 다양한 형태로 불리며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담아왔다.


김장문화는 음식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가족과 이웃이 함께 겨울을 준비하고 음식을 나누는 공동체적 실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악 역시 음악과 춤, 공동체의 참여가 결합된 전통문화로 지역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러한 유산은 공연장이나 전시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직접 노래하고 음식을 만들며, 축제에 참여하고 기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사례는 무형문화유산이 특정 국가의 과거를 보여주는 자료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삶 속에서도 지속되는 문화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문화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자산


무형문화유산의 보호는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일과도 연결된다.


세계 각 지역의 공동체는 서로 다른 자연환경과 역사적 경험 속에서 고유한 지식과 생활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전통적인 농업과 식생활, 자연자원의 활용 방식, 공예기술 등에는 지역의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경험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이러한 지식은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민하는 데에도 의미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전통이 그 자체로 지속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과정에서도 인권과 환경, 공동체의 변화하는 요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것은 과거의 모든 관습을 무조건 유지한다는 뜻이 아니라 공동체가 자신들의 문화를 주체적으로 이어가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일에 가깝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유산 보호는 문화정책의 영역을 넘어 교육과 지역사회 발전, 세대 간 교류, 문화적 다양성의 보존과도 연결된다.


무형문화유산의 미래는 그것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국제 무형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유네스코가 전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문화유산은 기록되거나 지정됐다는 사실만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그것을 기억하고 실천하며 다음 세대에 전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살아 있는 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통을 배우는 한 사람, 기술을 전수하는 장인, 지역의 축제를 준비하는 주민들의 활동은 각기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천이 쌓이면서 공동체의 기억과 문화는 세대를 넘어 전해진다.


유네스코가 강조한 것처럼 무형문화유산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이어져 있다는 감각을 제공한다. 동시에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오늘날 세계 각지의 전통문화는 도시화와 인구 이동, 생활 방식의 변화 등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요한 것은 전통을 과거의 모습으로만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자신의 삶 속에서 그 가치를 발견하고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무형문화유산의 미래는 결국 그것을 지키고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문화는 사람을 통해 전해지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으며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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