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비례해 보상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SPC) 제도가 사회성과뿐 아니라 경제성과까지 함께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권위의 사회과학 학술지(SSCI)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SPC가 단순한 보조금이 아니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도하는 정책수단이 될 수 있음을 학술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은 연구원이 지원한 SPC 관련 연구가 조직 시뮬레이션 분야 국제 SSCI 학술지 『계산 및 수학적 조직 이론(Computational and Mathematical Organization Theory)』 2026년 6월호에 게재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논문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김상준 교수가 수행한 '이중목적조직의 경제적 보상에 대한 반응: 에이전트 기반 모델 접근법(Responses of Dual-purpose Organizations to Economic Compensation: an Agent-based Model Approach)'로,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축적한 SPC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사회적기업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사회성과에 보상했더니 경제성과도 향상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측정한 뒤 그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3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제안한 개념으로,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보상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2015년부터 SPC 사업을 운영하며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축적된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SPC의 정책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
4,000개 가상기업으로 7년간 시뮬레이션
연구진은 먼저 SPC에 참여한 사회적기업 23곳을 심층 인터뷰해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과 성장 특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기업을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모두 낮은 초기 조직 △사회성과 중심 조직 △경제성과 중심 조직 △사회성과와 경제성과를 모두 갖춘 혼합형 조직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뒤, 유형별 1,000개씩 총 4,000개의 가상기업을 만들어 7년 동안 SPC 지급 상황을 가정한 에이전트 기반 모델(Agent-Based Model)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사회성과와 경제성과 '선순환' 확인
분석 결과 SPC는 사회적기업의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SPC를 받은 기업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동기가 높아졌고, 이는 사회성과 향상으로 이어졌다. 향상된 사회성과는 다시 추가적인 SPC 보상으로 연결됐으며, 확보된 자원은 다시 사회적 가치 창출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 투자되면서 경제성과까지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특히 모든 유형의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동시에 증가했으며, 사회성과와 경제성과가 모두 낮은 초기 단계 기업에서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는 성장 기반이 취약한 초기 사회적기업일수록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SPC의 효과가 다소 감소하는 경향은 있었지만, 제도가 없는 경우보다 성장 둔화 시점을 늦추는 효과를 보여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안전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PC 제도화 위한 정책 근거 마련
이번 연구는 SPC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사회적기업의 행동 변화와 자원 축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정책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실제 참여 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향후 SPC를 제도화할 경우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생태계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도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김상준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기업은 사회성과와 경제성과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 조직"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SPC와 같은 사회성과 기반 보상이 사회적 가치 창출 동기를 강화하고, 사회성과 향상이 다시 경제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의 효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SPC는 사회적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목적을 유지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는 "연구원이 축적한 SPC 데이터가 국제학술지 연구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SPC 제도화 논의의 중요한 정책적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구축한 사회성과 데이터는 현재까지 국내외 학술지와 단행본, 학위논문 등 130여 건의 연구에 활용되며 사회적 가치 연구와 사회성과 기반 정책 개발의 핵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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